<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이란> 글짓기
“얘들아, 이거 봐! 대박이야!” 아침부터 이렇게 난리 치는 이유는 바로 하나. 바로 요새 인기 있는 남자 아 이돌 a그룹 때문이다
어제 있었던 행사에서 찍힌 사진들을 보고 이러는 것 이다. “이사진, 누가 찍었을까? 어떻게 찍을 수가 있지? 잘생긴 우리 오빠들도 대 박, 이 분도 대박이야, 정말!” 사실 이사진들은 내가 찍은 것들이다
내 친구들한테는 이사진을 찍은 사 람이 나라는 것을 비밀로 하고 있다. a그룹의 소속사와 협의를 맺어서 공식 적인 행사나 공개적인 행사에서는 사진을 찍게 해주고, 대신 찍은 사진의 일 부분을 소속사에 제공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오빠들의 초상권이 걱정되어 소속사에 직접 연락하여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허락을 받고 나니 내 사진들 을 사람들이 좋아해줄까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칭찬해 주시는 분들 덕에 오히려 힘이 난다. 심지어 내가 찍은 사진을 a그룹 리더가 배경화면으 로 사용하기도 했다
학생이라 조금 힘들기도 하고 아직 좀 부족한 실력이지 만 사진 찍는 걸 시작한 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다음 날, 혜진이가 우리에게 할 얘기가 있다고 우리를 불렀다
“얘들아,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는데 말이야. 내가 이사진으로 부채를 제작 해서 판매하는 거 어때? 안 그래도 나 이번 신곡 앨범 살 돈이 없었는데 이거 팔아서 앨범 사는 거야! 좋은 생각이지?” 혜진이가 그렇게 호들갑을 떨며 하던 말은 내가 찍은 사진으로 부채를 제작 해 판매한다는 말이었다
난 이사진을 찍기 위해 학원도 빠지고 학교, 학원 진도와 숙제가 밀리지 않기 위해 3일이나 밤을 샜다. 그런데 그런 사진을 이 용해 돈을 벌겠다니! 나는 내가 찍은 사진을 이용해 혜진이가 돈을 벌 것이 라는 사실보다 우리 오빠들의 초상권이 걱정되었다
소속사의 허가를 받았을 까? 사진을 찍은 나한테는?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그렇지, 아무런 허락 없 이 연예인의 사진이 들어간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초상권 침해인 것 같았다. 그래서 원래 소심해서 이런 말을 잘 못하는 나지만, 용기를 내서 물어봤다
“혜진아, 너 혹시 소속사에 허락 맡았어?” “응? 무슨 허락?” “연예인의 사진이 들어간 상품을 제작하거나 사진을 찍을 땐 그 소속사의 허 가를 받아야 된다고 어디서 본거 같아서 �. ” “어디서? 그거 정확한 사실이야? 확실하지도 않은 정보 아니니? 너, 괜히 내가 부러워서 그런 거지?” 나는 이 일 때문에 의욕도 없고 식욕도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경찰 에 신고하기는 친구끼리 심한 것 같고, 말로 하자니 말이 안 통하고, 소속사 에 전화를 해 봐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저작권과 초상권 에 대해 알아봤다
생각보다 심각한 일이었다. 그래서 결국 혜진이를 불러 말 을 해보기로 했다
부채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했지만 초상권과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적인 일을 친구가 하는 걸 알고도 가만히 있을 수 없 어 점심시간에 혜진이를 불러서 말을 꺼냈다. “혜진아, 내가 알아봤는데 말이야
공식적으로 허락을 맡지 않고 상품을 만 들어 파는 건 a그룹의 초상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의 저작권을 침해한 거라고 하더라고. 그러니까 부채 만들어 파는 건 하지 않는 게 좋겠어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