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글짓기  

아마 작년 여름이었을 것이다. 무엇 때문이었는지 ‘방탄소년단’이라는 아이돌 그룹의 ‘학교의 눈물’이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노래의 처음 부분은 이러했다. ‘학교 wrong, 사회 wrong,  부모 wrong, 선생 wrong,  피해자 wrong, 가해자 wrong,  방관자 maybe, 방관자 maybe’  

그리 유명한 노래도 아니고 정식으로 발매된 노래도 아니었지만 이 부분을 듣는 순간 뭔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학교폭력에는 피해자와 가해자만이 존재했고 ‘방관자’라는 역할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학교폭력의 사례들을 듣고 보아왔다. 다 기억이 나진 않겠지만 내 주위에도 크고 작은 학교폭력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 때마다 나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니라는 생각에 안심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방관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방관자가 되어있을 수도 있다.

방관자라는 말 자체가 바라보기만 하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학교폭력에서 이러한 그들의 행동은 피해자와 가해자, 둘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방관자가 보기만 할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음으로써 누군가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가해행동을 계속하게 되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른 누군가는 따뜻한 손길을 기대하지도 못한 채 피해자가 된다. 그래서 방관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방관자가 아니라 나쁜 행동을 하는 친구에게는 따가운 눈총을, 힘든 친구에게는 먼저 손을 내밀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피해자들에겐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물론 방관자들의 입장에선 괜히 나섰다가 자신도 피해자가 될까봐 두렵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내가 될까봐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그들의 행동이 피해자에게는 가해자보다 더 큰 상처로 남을 수가 있다는 것. 그리고 피해자가 원망하는 대상 속에는 반드시 그들, 방관자도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미 대다수의 방관자들의 이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만으로 방관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다.

작년부터 나는 학교에서 ‘또래조정반’이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래조정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친구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친구로서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다행이도 내 주위에는 학교폭력까지 넘어가는 일은 없었지만 간혹 학급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친구들이 있었다. 처음엔 또래조정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보니 그런 친구들을 나라도 조금씩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