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자채방아마을을 다녀와서 감상문
기분이 방방 뜨는 토요일에 1박 2일로 4-h에서 군량리에 위치한 자채방아마을을 다녀왔다.
굽이굽이 시골길을 따라 도착한 그 곳은 구멍가게를 버스정류장 삼은 휑한 마을이었다.
처음에는 시골농촌체험을 한다고 해서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짜여있어서 해보지 못한 일도 많이 할 수 있었다.
먼지가 뿌연 창고에서 할아버지로부터 벼가 쌀이 되는 과정과 우리 조상들이사용한
여러 농기구들의 설명을 들을때는 그 분들의 지혜에 감탄해 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그리고 특히 기억에 남는건 설명하시는 할아버지의 손목이었다.
시계가 약간 흘러내려 검게 그을린 피부 사이로 하얀 시곗줄 자국이 드러났는데, 오랜 시간
햇빛 아래서 땀 흘리셨을 노고를 생각하니 마음이 울렁거렸다.
또,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온통 초록빛인 들길을 오로지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 또한 좋았다.
경운기로 가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그 뿐 만이 아니다. 장치기, 미꾸라지 잡기, 떡 치기
등 여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 중 돌아가면서 떡을 쳤던 떡 치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쉬워보였는데 직접 해보니 몇 번밖에 안 했는데도 팔이 아팠다.
서로 돌아가면서 치기를 수십번 반복해서야 찐득찐득한 떡이 되었는데, 따뜻한 그 떡을
미리 준비한 고물에 묻혀 먹으니 사먹는 인절미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싸오지 못한게 아쉽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오두막에 가 모두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람도 시원하고 사방이 뻥 뚫여있어서 누워만 있어도 잠이 저절로 쏟아질것 같았다.
구름이 끼었는지 별이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어두운 오두막에 여러 사람들과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는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 집으로 돌아왔을땐 힘이 들어 침대에 털썩 드러누웠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뜻 깊은 경험이 된것같다.처음에는 솔직히 황금같은 주말에 잠을 푹 자고 싶어서
투덜거리긴 했지만 말이다.
나는 항상 도시적이고 기계적인 것만 접하다보니 흙의 소중함, 자연의 소중함을 잊고 살았다.
이것을 계기로 할아버지의 하얀 시계줄 자국처럼, 언제나 자식사랑이신 할머니처럼,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