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먹는데는 10분, 버는데는 2시간?

아마미야 카린과 우석훈,젊은 세대들이 더 이상 접근하기 힘든 현대 사회의 환경과 구조를 걱정하는 두 사람이 쓴 책이 이‘성난 서울’이다. 도쿄로부터 한참 떨어진 홋카이도 출신으로 사춘기 시절부터 방황하며 국우파 밴드까지 결성했었던 그녀는 후에 자신의 황폐함을 발견,신을 버리고 고단한 삶에서 길러진 감성으로 사회의 왜곡을 경이로운 비율로 일치시켜가며 읽어 낼 줄 아는 작가이다

그녀는 이론,사상,좌우파 등과는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 걸린 빈곤 문제이며 잘멋된 법,노사 구조 등을 타파하고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아 바꿔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취업에 실패해왔고 20대의 취업환경의 부정적인 면을 목격,조사 해왔던 그녀의 글이기에 극단적으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가치관을 유지하기 위해 의견의 일부는 다른 시각에서 비판, 또 공감가는 부분은 경험과 연결지어 생각하며 다양한 입장과 생각을 이해하려하며 글을 읽어갔다

일하는 사람 세 명중 두 명이 비정규직이며 oecd국가 중 비정규직 비율이 1위인 한국은 잃어버린 세대 ‘로스제네’운동의 수장인 카린씨에겐 꼭 한번 보고 싶었던 나라이다.일본의 노사 구조를 그대로 가져 왔기에 일본의 상황보다 나을 리가 없는 한국의 상황은 ‘백수 연대’ 참가자가 인터뷰한 내용에서 잘 들어난다.
“한국에서는 프리터로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무척 힘든 실정입니다.
한 시간의 급료로는 맥도널드의 햄버거도 살 수 없거든요.”
심심하면 사먹었던 햄버거가 지금 고학력자들에겐 1시간의 노동으로도 부족한 음식이라는 점은 알고는 있었지만 재차 확인하니 충격적인사실이다.이 책에서는 내가 옆에서 봐왔고 또 앞으로 겪어야 될 불편한 사실들을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의 경험으로 전달해 더 마음에 와 닿게 해주었다.

그녀는 첫 장 “한국 ‘쓰고 버려지는 노동’의 현실에 놀라다”에서 1회용 휴지처럼 쓰고 버려지는 20대 젊은이들의 실태와 그 원인들 중 하나인 각종 제도의 악용을 다루고 있다. 언제든 해고 가능한 면죄부겪인 정리해고법, 파견노동의 합법화로 반노동자적 법이 되버린 노동자 파견법등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된 제도적 문제점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후 그녀는 2장“그대들의 이름은 ‘88만원 세대’”에서 편견,위화감, 무기력등의 이유로 노조활동, 사회 운동들으로 단결하여 나서지 못하고 마음만 병들어 가는 요즘 세대들과 이를 부추긴 근본적 원인은 잘못된 8자형구조에 대해 다룬다.

짧게 고용돼 일하고 빨리 버려지는 비정규직의 구조는 더 많은 실업자와 취업난을 만들고 이는 젊은 세대들의 공허함과 스펙의 압박에 의한 높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고 작가들은 밝히고 있으며 이는 한국,일본에서 20대 사인 중 1위가 자살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내가 놀란 부분은 이 모든 잘못이사회가 아닌 개인의 문제 즉, ‘자기책임’이 되간다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평소 사회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며 투덜대면서도 막상 매체에서 노숙자, 실업자들을 보게 되면 모든 것이 그들의 무능함 때문이라 생각하는 내 모습이 그리 다를 것도 아닌 듯 싶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인식이 발달한 만큼 문제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는 이론적으론 알고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무의식중에 잊게 되는 지금 한국의 단면,이것을 다시 깨우쳐 주는 책이 이 ‘성난 서울’이 아닌가 싶다.
조금 더 쉽고 가볍게 해 볼만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은 좀 아쉽지만 우리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또 어떻게 우리 사회가 바뀌어 나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한 듯 싶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