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콤플렉스에 대한 논술  

영화보다 먼저 생겨나 인간의 온갖 희노애락을 담아 낸 것이 문학이다 보니 무수히 많은 인물들이 글을 통해 등장했다. 문학 속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지은 콤플렉스의 경우 은밀하거나 숨기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 인물이 대부분이다

문학도 사람들의 상상을 통한 대리만족의 수단이었으니 그들의 대리인이었던 주인공들의 이름을 딴 콤플렉스가 많은 건 당연한 결과다. 로리타 콤플렉스  

신화가 아니라 문학작품이 콤플렉스의 명칭으로 사용된 거의 최초의 경우라 할 수 있다. 근대 이전 시대에는 어린아이를 작은 어른으로 간주하는 가치관이 지배적이었고, 어린아이를 특별히 대우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어린아이에 대한 욕정이 특별히 금기의 대상도 아니었기에 콤플렉스의 소재가 되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면서 어린이와 어른의 관계에 제약이 가해지면서 이 주제가 콤플렉스의 소재가 되기 시작한다


“남자들은 늙으나 젊으나 어린 여자만 좋아해”라는 말이 있는데, 딱히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많은 남자가 그런 건 사실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나이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알게 모르게 도덕적으로 그러면 안 된다는 심리가 있어서가 아닐까? 그런데 실제 <로리타>의 경우는 47세의 불문학 교수가 10대 소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다

소설은 1955년 파리에서 출간돼 초기엔 저질 소설로 치부됐지만 후에 그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물론 영화감독들도 이 책에 관심을 안 가질수 없었고,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62년에, 그리고 감각적인 영상의 대표주자 애드리언 라인 감독이 1997년에 영화화했다

전작은 인간적인 면에, 후작은 감각적인 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특징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애드리언 라인 감독의 <로리타>를 더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단순하다

로리타 역을 맡았던 도미니크 스웨인이 첫사랑과 닮았기 때문. 당시 17세였던 그녀의 모습은 매혹적이다

하여튼 어린 소녀에게 마음을 뺏기는 영화는 은근히 많다. 화초를 들고 다니며 청부살인을 하지만 마음은 순수한 레옹도 자신보다 서른 살이나 적은 12세의 소녀 마틸다를 좋아했고, <아메리칸 뷰티>에서 케빈 스페이시는 딸의 친구인 미나 수바리에게 한눈에 반하지 않는가

외국영화의 경우 중년 남성의 욕정을 불사르게 만드는 소녀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원래 나이보다 조숙해 보이고, 도발적이지만 순수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이다

조숙하고 도발적이라는 말에 문득 떠오르는 영화 속 캐릭터가 있는데, 한때 비디오 대여 순위 1위에 올랐던 <야성녀 아이비>의 드류 베리모어다. 드류 베리모어의 첫 성인 연기였는데, 고등학생 교복을 입고 친구의 아버지를 유혹하는 그 자태는 중년 남성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한국영화에도 이런 경우가 없을 수 없다.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에서 서른여덟 살의 조각가 y는 고등학교 3학년인 j와 함께 여관에서 sm을 즐기고,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는 아예 대놓고 원조교제를 소재로 한다

이와 비슷한 경우는 아니지만 문근영이 <어린 신부>를 통해 국민 여동생이 된 것에도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열여섯 살의 문근영이 노래방에서 교복 위에 군복을 입고 ‘난 사랑을 아직 몰라’를 부르는 모습은 남자들의 로망을 일깨워준다

만일 이런 것들이 일탈과 만나면 문제가 되겠지만 원래 영화는 대리만족의 수단 아닌가. 스크린을 통해서라면 꿈을 꿀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