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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안전을 위한 사찰… 홍경사의 기록 선조의 뜻을 널리 알린 봉선홍경사갈기비 하늘연달열이레
사찰을 건립하는 이유는 불법(佛法)을 널리 알려 포교를 위한 것인데요, 강도 등으로부터 여행자의 안전을지키기 위해 왕명으로 세워진 사찰도 있습니다.
▲봉선홍경사갈기비(국보 제7호) 전면, 해동공자 최충이 글을 지었다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서 국도(1호)를 따라 평택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우측으로보이는‘홍경사지’가 그 주인공인데요, 지금은 절은 사라지고 건립 기원을 알리는 봉선홍경사갈기(奉先弘慶寺碣記, 국보제7호)와 석탑의 일부 등만 남아 있습니다.
▲봉선홍경사갈비 안내판
비의 이름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지만 의미를 살피면 이해가 쉽습니다.
봉선(奉先)은 ‘선조의 덕을 이어받음을 의미하며, 갈기(碣記)는 ‘비석의 기록’이라는 뜻입니다.
비명은 “고려 현종(顯宗)이 부친인 안종(安宗)의 뜻을 받들어 홍경(弘慶)사를 세우고 비에 기록을 남겨 이를 알린다”로 해석됩니다.
▲봉선홍경사갈기비 우측, 고개 돌린 거북의 엄격한 얼굴이 보인다
갈기에 따르면 직산현(현재의 충남 천안 성환역 북쪽)은 호남과 개경을 잇는 교통의 요지인데도 갈대가 무성한 못이 있고 여관이 없어 강도가 출몰하는 등 사람이 다니기 어려웠다고 합니다.이 같은 사정을 알게 된 안종은 불경인 ‘법화경(法華經)’에서 먼 길을 가는 나그네들이 ‘화성’이라는 환상의 도시에서 쉬어간다는 이야기를 생각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자 아들 현종이 나서게 됩니다.
현종 7년 홍경사가 착공돼 6년여 공사 끝에 200간의 사찰을 짓고, 이어 절 서쪽에 80간의 객관 광연통화원(廣緣通化院)을 완공(1021년)해 도적들로부터 안전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갈기는 사찰 건립 5년 후인 1026년에 세운 것으로 글은 당대 유명 유학자로 ‘해동공자’라 불린 최충(崔沖)이 지었고, 글씨는 백현례(白玄禮)가 예서체로 썼는데 현존하는 사적비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봉선홍경사갈기 전각 전경
‘비’는 방비원갈(方碑圓碣)로 나눠 부른다고 합니다.네모난 비석은 ‘비(碑)’, 둥근 비석은 ‘갈(碣)’로 갈비는 일반적인 석비보다 규모가 작은 것을 말하는데, 홍경사갈기는 독특하게 일반적인 비와 같습니다.
거북 모양의 받침인 ‘귀부’와 이무기를 조각한 덮개돌인 ‘이수’도 갖추고 있습니다.
귀부는 용처럼 생긴 거북이 머리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데, 물고기의 지느러미 같은 날개를 양쪽에 장식해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비의 몸돌 앞면 윗쪽에는 봉선홍경사갈기라는 비의 제목이 가로로 새겨져 있습니다.
▲용의 모양인거북 머리의 정면과 왼편 오른편(왼쪽부터)
거북 등 위에는 커다란 연꽃이 높이 2.8m의 비신을 받치며등을 감싸고 있습니다.
후면에는 거북 꼬리가 2번 감은 모습이 조각돼 있습니다.
▲탑신을 바치는 거북의 후면 꼬리가 말린 모습이 정겹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