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마지막 부흥장, 지수신  
지수신(遲受信)은 백제의 부흥운동을 지휘한 장군 가운데 한 사람으로 663년 임존성이 함락되면서 고구려로 망명한 인물이다.
그가 언제 태어났으며, 어떤 신분였는가를 알려주는 자료는 없고, 단지 임존성에서 끝까지 부흥운동을 지휘하였던 사실만이 전하고 있을 뿐이다.그러나 백제부흥운동이 일어났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부흥운동을 주도한 인물들과의 비교를 통해 지수신의 신분이나 정치적 성격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즉, 흑치상지와 사타상여를 통해 지수신의 신분을 조금이나마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흑치상지가 처음 임존성에서 부흥운동을 일으켰을 때 사타상여는 별부장(別部將)으로 함께 참여하였다

즉, 임존성에서 부흥운동을 일으킨 사람은 흑치상지 이외에도 여러 부장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수신도 여러 부장들 중에 한 명일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흑치상지의 관등은 달솔로 풍달군장(風達郡將)이었다. 그런데 당시 달솔은 방령(方領)이 될 수 있는 관등이었으며, 그가 서방(西方)에서 부흥운동을 일으킨 것으로 보아 서방의 방령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부장으로 부흥운동에 참여한 장군들 가운데는 서방소속 여러 군의 군장(郡將)들이 포함되었을 것이며, 그들의 관등은 덕솔(德率)이었다. 그렇다면 지수신도 군장의 신분으로 흑치상지의 부장이 되어 부흥운동에 참여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흑치상지와 사타상여가 당군에 항복하자 지수신이 그들을 대신하여 부흥군을 지휘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추정이 맞는다면 지수신은 덕솔의 관등을 가진 군장출신의 부흥장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660년 백제 사비도성을 함락시킨 당나라 장수 소정방은 의자왕과 4명의 왕자, 88명의 대신과장사(將士), 1만2천명의 백제인을 거느리고 귀국하고, 당나라의 장수인 유인원과 신라의 김인문으로 하여금 각기 군대를 거느리고 사비성을 지키게 하였다. 그러나 백제 멸망이후 곧장 유민들에 의한 부흥운동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부흥운동은 나당연합군이 백제의 장정들을 다수 살해하는 상황 속에서 보다 확대되었다. 따라서 부흥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시기에 나당연합군의 지배지역은 극히 제한되었으며, 부흥군은 사비성을 포위하여 당군과 신라군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였다

이 시기에 각 지역에서 일어난 백제부흥군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흑치상지(黑齒常之) 복신(福信) 도침(道琛) 등을 들 수 있다. 흑치상지는 달솔로 풍달군장(風達郡將)으로 있다가 임존성을 근거지로 하여 부흥군을 일으키니 열흘 동안에 귀부한 자가 3만명이 되었으며, 여러 차례 당군을 격파하였다

한편, 무왕의 조카인 복신과 승려인 도침은 주류성을 근거지로 하여 부흥군을 일으켰다. 이들은 662년에 일본에 가 있던 왕자 풍을 맞아들여 왕으로 삼아 독립된 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도침은 영거장군(領車將軍), 복신은 상잠장군(霜岑將軍)이라 칭하며 기세를 떨쳤다

그리고 그들은 유인궤와 신라의 군대를 격파하고 유인궤의 사신에 대해 고자세를 취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기세를 떨치던 백제의 부흥운동은 자체내의 내분으로 와해되기에 이르렀다


부흥운동을 주도하여 오던 복신과 도침 사이에 불화가 생겨 복신이 도침을 죽이고 권력을 독차지하였던 것이다. 그뒤 복신은 풍왕과도 사이가 벌어져 도리어 풍왕에게 살해되고 말았다

풍왕은 고구려와 왜에 원병을 청하여 당군에 대항하였다. 그러나 왜에서 파견된 구원병은 모두 당군에 의해 백강전투에서 격파되었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