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청에서 제공하는 독립운동가 한계 이승희에 대한 내용입니다
1.한계의 생애와 학문 연원 이승희(李承熙, xxxx.xx.xx)는 1847년(헌종 13) 음 2월 19일 경상북도 성주군 월항면 대포리에서 아버지 이진상(李震相)과 어머니 흥양이씨(興陽李氏, 李起恒의 딸)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본관은 성산(星山)이며, 자는 계도(啓道), 호는 젊어서 강재(剛齋)라 하고 장년에 대계(大溪), 블라디보스톡으로 망명한 뒤 1909년 겨울부터 한계(韓溪)로 다시 고쳤으며, 이름도 대하(大夏)로 고쳤다.이승희의 성산이씨 가문은 고려 이래로 성주의 대표적 사족 가문으로, 선대부터 유학을 숭상하여 대대로 현달한 관리와 학자를 배출하였다.이승희의 종조부 응와(凝窩) 이원조(李源祚)와 아버지 한주(寒洲) 이진상(李震相)이 출현함으로써 조선조 말기 영남지방에서 가장 우뚝한 가계의 하나로 성장하였고 주리세가(主理世家)의 명망을 얻었다.특히 한주 이진상은 주희(朱熹)와 이황(李滉)의 이학(理學)을 계승한 한주학파(寒洲學派)의 종장이 되었다.이승희는 아버지 이진상의 가르침을 받아 가학을 승계하여 성주(星州)를 중심으로 영남 서부지역에서 독자적인 학통을 형성한 한주학파의 적통을 계승하였다.이승희는 다섯 살부터 아버지 한주의 지도 아래 글을 배우기 시작하였다.그는 어려서부터 남달리 총명하였고, 아버지 한주의 가르침 또한 엄중하였다.12세 무렵 그가 사람들과 농담을 즐기는 것을 보고, 아버지 한주는 “근거없이 쓸데없는 이야기나 하니 좋은 세월이 아깝다”고 크게 책망을 하였다.이에 그는 크게 깨우쳐 학문에 힘쓰고 행동 또한 엄중히 하였다.한계는 스스로가 “남들이 너무 강경하다고 꺼리는 사람이 많았다”고 할 정도로 강직하였다.이와 같은 그의 강직한 성격은 아버지 한주의 영향이 컸다.이승희는 16세에 여강이씨(驪江李氏)를 부인으로 맞아들였으나 후사도 없이 요절하였다.다시 27세에 전의이씨(全義李氏, 李彦會의 딸)를 부인으로 맞아들여 딸 하나(張是遠에게 출가)와 아들 둘(基元<基仁)을 두었다.이승희는 18세(1864년, 고종 원년)에 신왕 즉위의 경사로 시행된 정시(庭試)인 경과동당시(慶科東堂試)에 응시하여 대책(對策)으로 뽑혔고, 그 후 향시(鄕試)에도 여러 번 합격하였다.33세(1879년)에는 동문 홍와(弘窩) 이두훈(李斗勳) 면와(勉窩) 이덕후(李德厚) 등과정시에 응시하였고, 36세(1882년)에도 과거에 응시하려다가 임오군란(壬午軍亂)으로 정부가 혼란에 빠진 것을 보고 영재(寧齋) 이건창(李建昌)의 권유를 뿌리치고 단념하고 말았다.이승희는 19세에 종조부 응와 이원조가 주강(主講)한 회연서원(檜淵書院)의 강회에 참석하여 심경(心經)을 강론하였다.그 후 아버지 한주를 따라 성리학에 전념하여 부자가 한 방에 거처하면서 강학토론(講學討論)에 몰두하였으며, 한주 문하를 출입하던 후산(后山) 허유(許愈),면우(<宇) 곽종석(郭鍾錫) 등의 동문들과 교우(交友)를 맺고 학문에 전념하였다.이와 같이 이승희는 종조부 이원조와 부친 이진상의 가학을 계승하였다.그는 부친 이진상의 영향을 받아 현실을 직시하고 위정척사적(衛正斥邪的)인 입장에서 내수외양(內修外攘)을 견지하였다.1897년 8월 『한주선생문집(寒洲先生文集)』이 도산서원에서 반송되자 곽종석과 함께 이를 반박하고 해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이 과정에서 한주학파의 결집력은 한층 강화되었다.뿐만 아니라 이승희는 신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그는 서양 학문의 기본적인 세계관을 비판한「태서격물설변(泰西格物說辨)」(1892)과 영국인 위렴신(韋廉臣, 알랙산더 윌리암슨)의 상제설(上帝說)을 비판하는「위군상제비태극론변(韋君上帝非太極論辨)」(1902) 등을 저술하였다.그러나 이승희의 관심은 대의제(代議制) 등 행정제도에 관해서만 우호적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 뿐 대개 부정적이었다.2.한계의 독립운동 1) 국내에서의 국권회복운동(xxxx.xx.xx) 이승희는 부친 이진상의 영향을 받아 현실을 직시하고 위정척사적인 입장에서 내수외양을 견지하였다.이승희는 1867년 흥선대원군에게 성학(聖學),호적(戶籍),전제(田制),선거(選擧),제병(制兵)의 오조목(五條目)을 올려 내정개혁을 촉구하였고,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1880년 정관응(鄭觀應)의 『이언(易言)』과 1881년 황준헌(黃遵憲)의 『조선책략(朝鮮策略)』을 척사론적 입장에서 비판하였다.특히 조선책략에 대하여 1882년 1월 이만손(李晩孫)을 소수(疏首)로 한 영남유생들이 만인소를 올리기 위해 상주의 산양(山陽)에 모였을 때, 여기에 참여한 이승희는 「청척양사소(請斥洋邪疏)」를 지어 조선이 처한 대내외의 위기를 역설하였다.한편 이승희는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으로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나자 1896년 동문들과 창의를 모색하였으나, 곽종석의 반대로 무산된 뒤 외교적인 방안을 통해 국권회복을 모색하였다.나아가 이승희는 곽종석(郭鍾錫),장완상(張完相),강구상(姜龜相),이두훈(李斗勳) 등과 일본의 야만적 행위를 규탄하는「이토일본국사통고천하각국공관문(以討日本國事通告天下各國公館文)」을 각국 공사관에 송부하였다.1905년 8월 이승희는 외우내환에 허덕이는 국가의 실정을 통탄하는「의진시사소(擬陳時事疏)」를 올려 과감한 내정개혁을 촉구하였다.곧이어 11월 을사조약이 강제로 체결되자 이승희는 을사오적을 참수하고 조약을 파기하라는 「청주적신파늑약소(請誅賊臣罷勒約疏)」를 올렸다.또한 그는 「유일국신민조(諭一國臣民詔)」,「투일본사령부문(投日本司令府文)」등을 주한일본군사령부에 보내 일본의 배신과 침략행위를 규탄하는 배일언론투쟁을 전개하였다.1905년 12월 25일 이승희는 대구경무서에 구속되어 문초를 받았다.일경들은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협박하고 회유하였으나 오히려 큰 소리로 꾸짖으며 “선비는 죽일 수 있어도 욕보일 수는 없다”고 하며 그 뜻을 굽히지 않았다.뿐만 아니라 이승희는 옥중에서 통감부를 설치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등박문을 꾸짖는 편지를 썼다.그는 을사조약의 불법성을 지적하고, 이등박문을 “천하강상지적(天下綱常之賊)”으로 지목하였다.이와 같이 옥중 투쟁을 전개하다가 1906년 4월 7일에 출옥하였다.1907년 국권회복을 위해서는 국채 1,300만 환을 갚아야 한다는 국채보상운동(國債報償運動)이 대구에서 발기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이에 이승희는 성주군국채보상의무회(星州郡國債報償義務會) 회장과 경남지역국채보상회(慶南地域國債報償會) 회장을 맡아 활동하였다.1907년 3월 이승희는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자는 통문을 향중에 발의하고 음력 3월 19일 성주장날 모임을 가지기로 하였다.뿐만 아니라 경남지방의 호소 통문을 짓고, 향약의 조직원리를 변용한 국채보상회 조직의 규칙을 만들었다.또 「통유국채의무회인민문(通諭國債義務會人民文)」을 지어 전국에 호소하였고, 경남지방 국채보상회의 회장으로 추대되었다.이승희와 배우홍(裵遇鴻) 등의 발기로 1907년 3월 20일(음 2월 초7일) 성주군 국채보상의무회가 설립되어 회장 이승희(李承熙), 부회장 이덕후(李德厚)가 추대되었고, 회가 개최되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참가하여 의연금을 헌납하였다.이와 같이 국채보상에 참여하고 의연금을 헌납하는 데는 국민상하의 구분이 없었다.이승희가 발표한「성주군의무소국채보상취지서(星州郡義務所國債報償趣旨書)」에서는 헌금을 국민의 당연한 도리로 강조하였고, 그 자신도 가사(家事)를 돌보지 않고 전념하였으며, 그 자신의 회갑연으로 쓸 20원을 의연하기도 하였다.당시 성주군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인사들은 성주지역의 지배층이었다.1907년 4월 11일자 『황성신문(皇城新聞)』의 「국채보상의무금집송인원급금액(國債報償義務金集送人員及金額)」에 의하면, 3월 20일 개최된 성주군 국채보상의무회에서 1,079환 69전의 의연금(義捐金)이 모였는데, 그 인원은 대체로 1908년 11월 설립되는 대한협회(大韓協會) 성주지회(星州支會)의 임원이나 회원이 다수 포함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성주지역의 유력한 사족들과 거의 대부분의 문중조직 및 마을이 참여하고 있었다.2) 국외에서의 독립운동(xxxx.xx.xx) 1908년 5월 이승희는 이덕후(李德厚),정인하(鄭寅夏),이수인(李洙仁) 등의 한주학파의 성주유림들과 함께 블라디보스톡으로 망명하였다.1909년 4월 이승희의 큰아들 이기원(李基元), 1910년 7월 작은 아들 이기인(李基仁) 등이 한흥동(韓興洞)을 방문하였다.그리고 1912년 1월 한주의 문인 회당(晦堂) 장석영(張錫英)과 홍와(弘窩) 이두훈(李斗勳)도 서간도와 북간도를 거쳐 한흥동을 방문하였다.그 외에 이승희의 문인 성와(省窩) 이인재(李寅梓)도 블라디보스톡으로 망명을 계획하였으나 실행하지 못하였다.이승희는 1908년 4월 19일 성주를 출발, 4월 20일 부산에서 배를 타고, 5월 9일 블라디보스톡에 도착, 감리(監理) 김학만(金學萬)의 집에 투숙하였다.김학만은 블라디보스톡 한민회(韓民會)의 회장으로 독립운동에 뜻을 품고 망명하는 인사들을 많이 접대하였다고 한다.이덕후와 정인하는 한 달 가량 머물다가 여비가 부족하여 귀국하였다.이승희는 1909년 여름 박재(博齋) 이상설(李相卨)을 만나게 되었다.이상설은 헤이그에서 순절한 이준을 직접 장사 지내고 모스크바를 거쳐 블라디보스톡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이상설은 당시 러시아에서 망명객으로 인정받아 만국공법의 예에 따라 러시아정부로부터 월봉을 받고 있었다.당시 두 사람은 십 리쯤 떨어져 있었지만 매일 만나서 명리(名理)와 시사(時事)에 관하여 대담하였는데, 이승희는 이상설의 박식함과 애국(愛國),애족심(愛族心)에 감명 받고, 그와 함께 독립운동에 매진할 것을 결의하였다.우선 블라디보스토크의 한인 지도자들을 규합하는 한편, 독립운동기지로 개척할 구체적인 후보지를 물색하고 그곳의 토지를 사들이기 위해 모금운동을 폈다.그 방법은 교포유지들로부터 모금을 추진하면서 국내에 사람을 보내어 자금을 모으는 일이었다.이승희는 1908년 이수인(李洙仁)을 본국에 보내 독립운동자금을 널리 모집하는 한편, 원동임야주식회사(遠東林野株式會社)라고 하는 공동출자의 회사를 만들기도 하였다.이승희는 이상설과 상의하여 후보지를 물색한 결과 중국과 러시아의 접경에 자리잡은 흥개호(興凱湖) 주변을 주목하였다.그 중에서 중국 쪽의 밀산부(蜜山府) 봉밀산(蜂蜜山) 지역으로 결정하였다.이곳은 수천 리에 걸친 넓은 황무지가 있는 곳이었다.이승희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700 리가 넘는 이곳을 개척하기 위해 1909년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면밀히 답사하였다.그 해 겨울 이승희는 이민단과 함께 봉밀산 밑의 기름진 터를 골라 우선 45방(方)의 토지를 사들이고 독립운동기지로 개척하였다.이승희는 1백여 가구의 한인을 이주시키면서 그곳의 이름을 한흥동(韓興洞)이라고 하였다.한흥동이란 한국을 부흥하는 마을이란 뜻이다.또한 학교를 세워 한민학교(韓民學校)라고 하였다.이승희는 이때부터 강재(剛齋)라는 호를 한계(韓溪)라고 고치고 이름까지도 대하(大夏)라고 개명하였다.그의 아들 이기인은 『백계문집(白溪文集)』에 수록된 「밀산추억기(蜜山追憶記)」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여 밀산부에 들어가는 과정을 기술하고 있는데, 이종갑(李鍾甲),이민복(李民馥),김정묵(金正<),이우필(李愚弼) 등이 이승희와 함께 한흥동을 개척하여 이주 한인의 정착을 돕고 그들을 교육시키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이승희는 한흥동에 4년 동안 머물면서 그 곳을 한인의 터전으로 개척하는데 힘을 기울였다.이승희는 여기서 『동국사략(東國史略)』을 지어 민족의 역사를 가르쳤고, 민약(民約)을 제정하여 한인의 단결을 도모하였다.이러한 이승희의 한흥동 개척은 이상설의 후원에 힘입은 바 컸다.그러나 한흥동 독립운동기지 건설은 블라디보스톡에서의 독립운동진영의 내분과 권업회(勸業會) 활동의 위축으로 지속되지 못하였다.이승희는 1913년 대종교도 백순(白順)과 김현(金玄) 등에게 경영권을 양도하고 서간도로 이거하였다.한흥동 독립운동기지 건설은 이승희에 의해 지속되지는 못하였지만, 그 후 남북만주와 시베리아에는 한인 집단마을이 도처에 생겨났고, 1910년대 북만주지역의 주요 독립운동의 근거지로 발전하였다.이승희는 1913년 밀산부(蜜山府)에서 안동현(安東縣)으로 이주하였다.이승희의 서간도 이거는 회당 장석영의 설득으로 이루어졌다.장석영은 이두훈과 함께 망명지를 물색하기 위해 서,북간도와 블라디보스톡 등지를 여행하였다.장석영의 『요좌기행(遼左紀行)』에 의하면 장석영은 만주 및 연해주 일대 이주한인의 생활 실태를 살펴보고 그 결과 한인이 정착하여 살 수 있는 곳은 서간도 지역이라 생각하였다.1912년 1월 밀산부에 도착한 장석영은 이승희를 만나 서간도로 옮길 것을 권유하였던 것이다.안동현에는 국권피탈 이후 저명한 유생들이 망명하여 정착하고 있었다.이승희는 안동현에 도착하여 동전(東田) 맹보순(孟輔淳),대눌(大訥) 노상익(盧相益) 형제, 수파(水坡) 안효제( 安孝濟) 형제 등을 만났다.수파(水坡) 안효제(安孝濟), 송은(松隱) 안창제(安昌濟) 형제는 경남 의령출신이다.동생인 안창제가 1910년 도만하여 청원현(淸源縣) 대고가자(大孤家子)에 정착하였으며, 안효제는 1911년 동생의 권유로 도만하여 유하현(柳河縣)에 정착하였다가 후일 임강현(臨江縣)으로 이사하였다.대눌(大訥) 노상익(盧相益), 소눌(小訥) 노상직(盧相稷) 형제는 경남 밀양출신으로 안동현 부근에 정착하고 있었다.이들은 성신태(誠新泰) 서세충(徐世忠), 동전(東田) 맹보순(孟輔淳) 등과 함께 독립운동기지를 개척하고 있었다.안동현에 도착한 이승희는 우선 동삼성한인공교회(東三省韓人孔敎會)를 창립하고 북경공교회(北京孔敎會)에 편지를 보내 지회(支會)로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이문치(李文治) 등의 저명한 중국의 학자들과 교유하였다.이때 이승희의 곁에는 아들 기인(基仁)과 청도 출신의 이산(伊山) 예대희(芮大僖) 등이 함께 하고 있었다.1914년 겨울 이승희는 봉천의 서탑(西塔)으로 이주하여 덕흥보에 토지를 매입하였다.당시 이승희는 서탑의 권병문(權丙文)의 집에 머물며 김창현(金昌鉉, 고령), 권병하(權丙夏, 경성), 성종호(成鍾護, 창녕),이계동(李啓東, 안동) 등을 만났다.이들로부터 이 지역에 개간이 가능한 황무지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착하기로 마음을 정했다.이승희는 토지를 매입하여 집단농장을 설립하고 이주 한인을 모집하여 개간과 교육을 실시하기로 하였다.1914년 8월 이승희는 함안 출신의 서천(西川) 조정규(趙貞奎)를 만나 덕흥보에 토지를 매입하기로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이승희는 덕흥보(德興堡)에 한인 집단거주지를 건설하여 독립운동의 기지로 삼기 위하여 우선 약 백여 호가 생계를 유지할 만한 토지 280일경(日耕)을 매입하였다.이때 서탑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조정규,이광룡,이계동,정돈섭,이우열,이성훈 등의 협조를 얻어 추진하였고, 농장일은 주로 둘째 아들 기인(基仁)에게 맡겼다.덕흥보는 봉천, 즉 심양에서 서쪽으로 신민부(新民府) 부근에 있는 것으로 짐작되나 정확한 위치는 확인할 수 없다.현재 심양 시내의 북참정거장(北站停車場)에서 서쪽으로 약 20 리 정도에 서탑(西塔)이 있고, 이 서탑에서 서쪽으로 정향참(丁香站)이 있는데, 정향참 부근에는 덕흥보(德興堡)를 비롯하여 남산리(南山里),공태보(公太堡) 등의 마을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된다.영주유생 김사진의 『遼行日記』에 의하면, 덕흥보에는 1910년 도만한 정돈섭 등이 개척하기 시작하여 1913년 조정규, 1914년 이승희, 1917년 김사진 등이 차례로 들어간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1917년 2월 15일 봉천에 도착한 영주유생 김사진(金思鎭)은 서탑에 있는 영창관(永昌館)이라는 여관에 여장을 풀고 망명인사들을 만나고 있다.먼저 권중락(權重洛),김연환(金璉煥)을 만나고, 이튿날부터 정돈섭(丁敦燮),박경종(朴慶鍾),성종호(成鐘頀),이회문(李會文),이문주(李文周),주재기(朱在基),이기인(李基仁),김정식(金正植),고영한(高永翰),김수용(金秀容),이기정(李基禎),안창제(安昌濟),안화진(安和鎭) 등을 만났다.모두 이승희와 함께 덕흥보를 개척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다.그가 머물던 영창관 뒤에는 이승희가 머물렀다는 여관 일승잔(日昇棧)이 있었다.1915년 봄 이승희는 이주를 위해 덕흥보로 들어갔다.그러나 매입하였던 땅은 해동이 되면서 물바다가 되는 땅이었다.이승희가 집단농장을 만들어 독립운동기지를 건설하겠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이승희를 비롯한 망명인사들은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 자신은 서탑의 일승잔에 머물면서 공교회 운동에 전념하였다.이승희의 덕흥보를 개척과 공교회 운동은 독립운동기지 건설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그는 덕흥보의 황무지를 개척하여 병농일치제도(兵農一致制度)를 시행하고 군사기지로서 독립운동의 근거지를 건설하고자 했다.그리고 그의 공교회 운동은 독립운동기지 건설과 직결되는 것이었다.1915년 부인 전의이씨(全義李氏)와 자부 안씨(安氏), 그리고 장손 해석(海錫)이 봉천으로 찾아와 가족이 함께 생활하였고, 1916년 2월에는 장남 기원(基元)이 국내에서 들어왔다.그러나 감기가 점점 악화되어 1916년 2월 28일 70세를 일기로 망국의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났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