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의 시간>을 보고
<두 세계>
세상에는 두 가지 세계가 있다. 작가 헤르만 헤세는 그의 작품 <데미안>에서 놀랍도록 신비하게, 그리고 사실적이게 세계를 두 가지로 나누어 놓았다
그가 본 세계는 아버지로 대변되는 ‘깨끗한 세계’와 도둑과 하녀 등 유령으로 대변되는 ‘음침한 세계’로 나누어졌다. 그곳에서 주인공 데미안은 두 세계를 오가며 방황하지만 결국 알을 깨고 성장한다
마찬가지로 <집시의 시간>에도 두 가지 세계가 있다. 집시의 세계와 그렇지 않은 세계이다
주인공 폐란은 그 사이를 오가며 데미안처럼 방황하고 성장한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한다
집시의 세계는 어떠한 곳인가. 그곳은 축제의 세계이다
결혼 장면을 보라. 온갖 유쾌한 음악과 춤으로 가득 차 절로 흥이 난다
그런 축제는 꼭 결혼식과 같은 성대한 장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일상 자체가 축제가 되기도 한다
폐란은 영화이 주제곡이 되는 노래를 끊임없이 연주한다. 그의 할머니는 그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또한 폐란이 세상을 경험하고 돌아와 우울함에 취했을 때도 그곳은 정신 나간 축제의 장이 벌어진다. 이렇듯 집시의 세계에선 끊임없는 축제가 벌어진다
이와 더불어 또 한 가지 집시의 세계의 특징은 영혼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는 점이다. 그들이사는 곳은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다
폐란이 염력을 쓰고 신부의 화관이 영혼을 상징하여 날아다니는 곳이 바로 집시의 세계인 것이다. 또 그 세계는 칠면조로 상징되기도 한다
주인공 폐란이 애지중지하는 칠면조. 그것은 영화 내내 등장하는데 페란이 집시의 세계에 속할 땐 그가 안고 다닐 수 있었지만 그가 집시의 세계 밖으로 벗어나려 하자 더 이상 안고 다닐 수가 없는 것이다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