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지난 호에 이어서 인사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자 한다.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인사평가 업무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인사평가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오랜 기간 동안 인사평가에 관심을 가지고 인사평가를 바라보면서 인사평가의 어려움은 결국 ‘인사평가의 오류’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인사평가에 오류가 있으니 구성원이 인사평가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이러한 상황에서 인사평가 결과를 성과급, 연봉인상 등에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곤혹스러운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알아야 한다. 그럼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인사평가의 오류가 발생하는 이유와 해결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주]

저작시기 : 2012년 10월

본문내용

김복수노무법인예담 대표 공인노무사인사평가의 오류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연구이제부터 흥미로운 실험연구를 통해서 인사평가의 오류에 대해 접근해 보자. 이번 실험연구는 “화내는 여성”(Can an Angry Woman Get Ahead?)에 대한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와 노스웨스턴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의 공동연구 결과다. 첫 번째 실험은 69명의 참가자(평균연령 38.7세)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실험참가자는 비디오를 통해 화내고 있는 남성과 여성을 관찰하고 남성과 여성의 지위와 역량에 대해 평가했다. 실험결과 참가자는 화내고 있는 남성이 화내고 있는 여성보다 높은 지위에 있을 것이며, 또한 높은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참가자에게 남성과 여성이 화를 내고 있는 원인이 외적 요인인지(다른 어떤 외부상황 때문에 화를 내는 것임) 또는 내적 특성인지(원래 화를 잘 내는 성격임)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외부상황에 의해서 화를 내고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남성이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표1 참조).실험결과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동일하게 화를 내고 있는 모습 속에서 화내는 남성이 화내는 여성에 비해 보다 높은 지위와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결과는 보통 남성에게서 강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기대하기 때문에 화내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지만, 여성에게는 부드러움과 친절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화내고 있는 여성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성은 화를 내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화를 내고 있다고 판단(화내는 요인이 외부에 있다고 판단)하지만, 여성은 성격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화내는 요인이 내부에 있다고 판단)고 본다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시사점이 될 것이다. 이후 두 번째 실험을 133명의 참가자(평균연령 38.7세)를 대상으로 시행했다. 이번 실험은 첫 번째 실험과 동일하게 화를 내고 있는 남성과 여성의 모습을 비디오를 통해 보여준다. 그러나 첫 번째 실험과 다르게 먼저 화를 내는 원인을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화내는 사람의 지위와 역량을 평가하고, 이후 화를 내는 원인이 외부상황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 상황에서 화내는 사람의 지위와 역량을 평가했다. 즉 화내는 원인을 모르는 경우와 화내는 원인이 외부상황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준 경우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실험결과 화를 내는 원인을 알려주지 않은 경우에는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화내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지위와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으나, 놀랍게도 화를 내는 원인이 외부상황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경우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즉 화내는 여성이 화내는 남성보다 높은 지위와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표2 참조).두 번째 실험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화를 내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화내는 여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보통 화내는 여성을 향해 “또 무슨 일이야?” “왜 저러는 거야?” “또 시작이군” 등으로 이야기하며 화내는 이유를 여성의 성격 문제로 돌려버리지만, 여성이 화를 내는 원인을 명백히 아는 상황에서는 여성이 화내는 상황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상호간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실험이라고 생각된다. 인사평가 오류의 구분보통 인사평가의 오류는 평가자가 인지하는 오류와 평가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오류로 구분된다. 즉 아침에 일찍 출근(예를 들어 출근시간이 9시인데 보통 7시에 출근하는 직원)할 뿐 업무 수행에 문제가 있는 이 대리를 “아침에 저렇게 일찍 출근하니 당연히 일을 잘 할거야”라고 생각하는 오류(평가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오류)와 평가자 스스로가 “김 대리는 내 고향 후배니까 좀 잘 주자”(평가자가 인지하는 오류)라는 오류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인사평가의 오류 중 평가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오류가 평가자가 인지하는 오류보다 수정하기 어려운 오류다(앞에서 설명한 실험연구도 평가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오류는 범하고 있는 사례다). 왜냐하면 평가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오류의 경우에는 평가자가 오류를 범하고 있지만, 평가자 스스로는 평가를 정확하게 하고 있다고 꿋꿋하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사평가 오류의 해결방안은 평가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오류와 평가자가 인지하는 오류로 구분해 접근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사평가의 오류에 대한 구체적인 솔루션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인사평가의 오류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최근 우리나라의 여성 임원의 비율이 2%밖에 되지 않는다는 신문기사를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 여성이 올바른 인사평가를 받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실험연구를 보면서 조직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성은 사회에서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친절, 헌신, 봉사 등의 이미지) 때문에 왜곡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실험에서 화내는 여성들이 화를 내는 이유를 밝혔을 때, 지위와 역량 측면에서 남성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과 같이 인사평가의 오류는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제 우리가 인사평가의 오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 정리해 보자첫 번째 인사평가의 오류는 항상 발생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인사팀이 회사의 구성원에게 솔직히 고백하는 심정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즉 인사평가는 본질상 주관적이며, 우리 회사의 인사평가 시스템도 주관적이며 따라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사팀의 솔직한 인정 이후에 회사와 직원간의 진실한 소통의 장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인사평가 오류의 원인을 정확이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가자 자신도 모르게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와 평가자가 고의로 오류를 일으키는 것은 명백히 다른 인사평가의 오류다. 이와 같이 인사평가 오류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이에 대해 정확히 처방하는 것이 필요하다(이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세 번째 인사평가의 오류는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최소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앞서 실험에서 보듯이 인사평가의 오류는 발생하지만 소통에 의해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인사평가의 오류를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고민한다면 그 오류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인사평가 오류 해결의 8부 능선을 넘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