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2015년 완공되는 수서발 KTX 운영을 민간에 맡기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여론과 전문가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참여연대와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KTX 민영화에 반대하면서 반대여론은 최고조다.

저작시기 : 2012년 6월

본문내용

2015년 완공되는 수서발 KTX 운영을 민간에 맡기겠
다는 정부의 방침이 여론과 전문가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참여연대와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KTX 민영화에 반대하면서 반대여론은 최고조다.최근 서울시 메트로 9호선(주)과 서울시가 요금인상을 놓고 벌인 줄다리기도 KTX 민영화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키웠다.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 반드시 KTX를 민영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철도노조는 KTX 민영화 계획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올초 발족한 ‘KTX 민영화저지와 철도공공성강화 범국민대책위’에서도 철도노조가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이영익 철도노조 위원장은 KTX 민영화 반대 철도노동자 3차 총력결의대회에서 삭발까지 감행하며 앞장서고 있다. 이 위원장으로부터 KTX 민영화를 포함한 공공재 민영화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로 인한 파급효과는 어떨지 물어봤다.국민에게 이익 돌아가는 철도 돼야이 위원장은 KTX 민영화는 국민의 이익을 빼앗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근노선 등 적자노선은 철도의 공공성 보존을 위해 원가의 50~70% 선에서 운행됩니다. KTX의 수익률이 106.1%인데 이 6.1%의 이익으로 적자노선의 교차보조를 해주고 있는 것이죠. KTX의 이익이 국민 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건설비에만 15조 원이 투입되는데 철도발전에 기여한 사실이 없는 대기업과 외국기업들에 철도 운영권을 고스란히 기업에 넘겨주는 것은 특혜라는 것이다.“국토해양부는 2009년 수서발 KTX가 완공되면 2,009억 원의 흑자가 발생해 코레일 경영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갑자기 민영화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어요. 세금으로 건설된 철도라는 공공재를 기업에 넘기겠다는 갑작스러운 결정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KTX는 코레일의 22개 노선 중 유일한 흑자노선이다. 수년간 운행되면서 위험요소가 없고, 큰 수익이 보장된다는 것이 검증돼 대기업이 이를 노린 것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또 민영화로 인해 고용불안과 안전불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만약 KTX가 민영화되면 자본의 속성상 이윤 극대화를 위해 운영되고, 안전시설 투자가 소홀해지며, 민간기업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민간위탁으로 계약직, 비정규직 고용이 늘텐데 일부 언론이 단순 비교로 코레일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면 인력감축의 압박이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민영화의 대표적 실패사례로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진행한 인천공항철도 등 엉터리 수요예측을 들었다.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14조 원 이상의 혈세가 낭비됐고 코레일에 부채를 떠안았다며 의도된 부채라고 비난했다.외국서도 민영화 성공사례 찾기 힘들어국토부는 철도노조나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민영화가 아니라 경쟁체제 도입이라고 설명한다. 이 위원장은 이를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태라고 비난했다.“영국은 기반시설과 운영부분까지 모두 민영화시킨 뒤 사고발생율이 증가하고 요금이 올랐으며, 서비스가 엉망이 됐어요. (영국 민영회사인) 레일트렉이 이윤극대화를 목표로 안전시설에 투자하지 않고 민간위탁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또 이 위원장은 민영화된 뒤 이를 다시 공공재로 돌리기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TX가 민영화되면 외국계 기업들이 주주든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고 민영화를 철회하는 순간 FTA의 역진방지 조항 등으로 인해 민간회사에 천문학적인 피해보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민영화 전에 막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 2월 25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역에서 열차사고가 발생해 700여 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유화를 위해 운영사인 캐나다 기업과 논의하자 이 기업은 천문학적인 배상을 요구했죠.”뿐만 아니라 멕시코의 상수도 등 전세계에서 공공재를 민영화한 뒤 각 국 정부들이 겪는 피해가 부지기수라고 이 위원장은 설명했다.민영화에 매몰된 정부, 국민을 잊다이 위원장은 낙하산 인사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방만함을 확대 강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코레일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은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허준영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취임하면서 철도 노동자의 노동3권이 원천봉쇄됐습니다.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현장 인력을 관리 인력으로 대거 변경해 파업에 대비하고 노조 조직력을 약화시키려 한 것입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공기업 선진화정책에 의해 전체 노동자의 15%가 감축됐고, 신규사업에 필요한 2,500여 명의 충원이 안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현장 인력을 관리직으로 전환해 잦은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아울러 민영화는 대기업에 혜택 퍼주기와 다름 아니라고 일갈했다. “민간기업이 제시한 REF(입찰제안요청서)에는 모든 부대사업, 역세권 개발, 관광 등 돈되는 모든 사업을 운영자인 대기업이 관리하게 돼 있어 시민의 휴식·문화공간이 돼야 할 역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최근 이 위원장은 민영화에 대한 정부의 생각을 단적으로 읽었다고 전했다.“국토부 차관과 면담을 했는데 정부의 입장은 궁극적으로 수서발 KTX를 시작으로 전노선의 민영화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도자는 공익이 무엇인지 대한 가치관이 필요합니다.”이 위원장은 코레일 측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대처방식도 지적했다.“코레일이 인턴을 수백여 명 뽑아 놓고 그 중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이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공기업의 책임을 방기한 것입니다. 낙하산 사장이 7,5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해 인력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앞뒤가 안 맞는 인사정책이죠.”이에 따라 철도노조는 최근 열린 임단협 1차 교섭에 비정규직과 특정직 정규직화, 해고자 복직에 대해 강력히 요구했다고 이 위원장은 덧붙였다.내부교육과 조직력 강화, 대국민 홍보 동시 수행철도노조는 정부와 대국민을 상대로 KTX 민영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홍보할 계획이다.먼저 차기 정부 인수위원회에 철도산업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외부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며, 철도이용 시민, 철도전문가, 시민사회, 정부, 노조 등이 모인 공익적 이사회 구성도 고민하고 있다. 또한 이 위원장은 교육을 통한 내부 조직 강화와 대국민 홍보도 진행하고 있다. “정말 원치 않지만 전면파업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사회 여론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5월 17일을 철도노동자 행동의 날로 정하고 전국 역사에서 1인 시위를 했으며, 올해 초부터 진행된 대국민 서명운동에 지금까지 50만 명의 국민이 서명해 오는 6월 15일까지 1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KTX 민영화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민영화의 폐해를 적극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이 위원장은 정부의 KTX 민영화 시도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김대중 정부가 IMF를 극복하기 위해 공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했고,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등 사회분위기로 인한 민영화가 논의됐지만 MB정부부터 양극화가 심화돼 국민들이 복지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과거 정부에서도 철도민영화 계획이 있었고 철도노조가 이에 대해 반대하면 국민과 언론, 시민단체로부터 핀잔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민영화의 폐해가 속속 드러나면서 복지와 공공성 강화의 패러다임으로 공약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가스, 수도, 철도 등 공공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퍼져나감에 따라 대선 공약을 준비해야 하는 여야 모두 민영화를 화두로 꺼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새누리당도 지금의 KTX 민영화 방안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지 않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새누리당은 민영화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재벌 혜택 축소, 여론수렴 절차 정상화만 해결되면 찬성으로 돌아설 것이기 때문에 철도노조의 반대가 힘겨워질 수 있습니다. 국토부도 여기에 희망을 걸고 있죠.”그러나 이 위원장은 철도의 공익성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은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라며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외국자본과 대기업에 맞서 국민의 소중한 재산인 철도를 지키는데 보람을 찾아왔습니다. 기반시설을 민영화해 성공한 사례는 없습니다. 우리 철도의 경우 통일되면 대륙철도로 발전하며 국가경제에 큰 보탬이 되는데 소중히 잘 키워 공익에 기여토록 해야 합니다.” 취재 : 정일해 기자 jih0125@elabor.co.kr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