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HR 업무를 할 때 노동법 문제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노동법이 다루지 않지만, HR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인접 법률문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접 법률 이슈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종합적 HR 준법관리의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 이와 관련해 중요 인접 법률문제를 법률전문가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소개한다. 이번 호에는 한승혁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와 문형철 HR 전문 변호사의 문답을 실었다. 독자 여러분의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시기 : 2014년 4월

본문내용

문 형 철, 한 승 혁법무법인(유) 율촌 HR 전문
변호사 HR 업무를 할 때 노동법 문제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노동법이 다루지 않지만, HR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인접 법률문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접 법률 이슈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종합적 HR 준법관리의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 이와 관련해 중요 인접 법률문제를 법률전문가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소개한다. 이번 호에는 한승혁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와 문형철 HR 전문 변호사의 문답을 실었다. 독자 여러분의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경쟁회사 직원과 거래 조건에 대한 합의시 담합으로 인한 민·형사·행정상 책임이 발생경쟁회사 직원들이 서로 공공시설 공사 등의 입찰 가격을 담합해 과징금이 부과되었다는 기사가 많이 나옵니다. 이 경우 해당 직원의 징계 등 HR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공정거래법상으로는 담합에 연루된 개인과 기업에게 어떠한 제재 조치가 내려질 수 있나요? 담합은 같은 종류의 업체들이 서로 합의해 물건 값이나 생산량 등을 조정해 다른 경쟁 업체를 따돌리거나 부당한 이익을 챙기며 그 분야의 실질적인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말합니다.1)기업이 담합을 하는 경우, 당해 행위의 중지 기타 시정조치에 대한 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위반사업자가 위반기간 동안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판매한 관련 상품이나 용역의 매출액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의 1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위반자 개인으로서도 공정위의 고발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회사는 양벌규정에 의해 2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2) 한편 이러한 가격담합 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다면 사업자는 당해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3) 담합 방지를 위해서는 사내 규정의 구비, 의심행위에 대한 신속한 조사, 그리고 상응한 징계의 행사가 중요위 주제와 관련해, 직원들의 담합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인사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 나아가 담합행위를 한 근로자에게 징계조치를 하는 경우 노동법상 어떠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담합으로 의심될 만한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는 ‘사내 규정’ 4)을 마련해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고지하는 것이 담합을 사전에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고도 중요한 조치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내규정은 법률의 부지로 인한 우연적인 담합 발생 방지에 도움이 되고, 추후 징계의 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담합으로 의심될 만한 사정이 발견된 때에는 관련 근로자들을 신속히 조사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때 사실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위해 해당 근로자를 일정기간 대기발령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대기발령은 취업규칙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더라도 행해 질 수 있는 일반적인 인사명령에 해당합니다. 다만 징계조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해당 기간 중의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되어야 합니다.회사가 담합에 가담한 근로자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향후 다른 근로자들에게 중요한 전례가 됩니다. 따라서 비위의 정도에 상응하는 적절한 징계처분을 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징계처분과 더불어 해당 근로자를 담합행위의 가능성이 보다 적은 직위로 전환배치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5) 그러나 이러한 전환배치로 인해 해당 근로자가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초과하는 현저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받게 될 경우6)에는 이중처벌로 간주되어 위법한 처분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가급적 두 개 이상의 안을 제시해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비위의 정도가 중한 근로자를 징계해고하려면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때 회사에서 담합 금지에 관한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었고 이를 주기적으로 근로자들에게 교육해 왔다면 해고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담합 관여 직원의 징계시 리니언시 절차에서의 협조를 충분히 고려해야 함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HR 측면에서는 담합에 관여한 직원을 조사하는 과정이 당해 직원에게 적절한 징계를 내리고 향후 담합을 방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절차에 해당합니다. 담합에 관여한 직원을 조사할 때 회사는 공정거래법 측면에서 어떠한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요? 담합에 참여한 비위 근로자를 조사할 때 회사는 당해 조사가 담합으로 인한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담합행위에 대한 책임을 경감시키기 위해 회사가 리니언시7) 신청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리니언시 지위를 인정받으려면 회사와 관계 근로자들은 공정위가 조사를 통해 담합 사실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해야 합니다. 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는 보통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그 기간 동안 근로관계는 유지한 채 대기발령이나 전환배치 등 전략적인 인사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8)  경쟁사가 핵심 인력이 아닌 근로자를 개별적으로 유인하는 것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되기 어려움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해 발생하는 피해를 막기 위해 노동법적으로는 회사와 직원간에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경업금지약정만으로는 해당 직원을 유인한 경쟁사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대처방안은 매우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경쟁사가 직원을 부당유인하는 것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로 인정될 수도 있을까요?엄격한 요건을 충족시킨다면 핵심직원에 대한 부당유인은 불공정거래행위로 인정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공정거래법은 다른 사업자의 인력을 부당하게 유인해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9) 인력 유인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되려면 ‘인력 유인의 부당성’ 10)과 함께 ‘사업활동이 심히 곤란’ 11)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때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이에 대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거나 효율성 및 소비자후생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현저한 경우라면 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2) 이렇듯 인력의 부당 유인을 통한 불공정거래행위는 엄격한 조건하에서만 인정되며 실제로 그 위법성이 인정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핵심인력에 해당하지 않는 근로자가 경쟁사에 개별적으로 유인된 경우까지 불공정거래행위로 문제 삼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영업 조직이 경쟁사에 대량으로 유인된 결과 매출액에 상당한 감소가 발생했다면 경쟁사를 상대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경쟁사간 상호 직원 유인 금지 합의도 담합이 될 여지가 있음 위의 사안과는 달리 최근 경쟁사업자간에는 오히려 서로 상대회사의 직원을 대상으로 취업권유를 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노동법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인력의 부당 유인을 방지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혹시 이러한 합의가 공정거래법상 담합에 해당될 여지는 없는지요? 좋은 지적임과 동시에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러한 행위가 궁극적으로 취업시장에서 근로자간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론상 담합으로 의율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 문제가 사례화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2010년 9월 24일 Abode, Apple, Google, Intel, Intuit 및 Pixar 등 6개사가 상호 체결한 직원 스카우트 금지 협약이 고도로 숙련된 기술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간의 경쟁을 제한해 노동시장의 자유로운 임금 형성을 막고, 기술자들이 더 나은 고용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해 개인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도 저해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13) 우리나라의 경우 공정위가 경쟁사업자간 직원 스카우트 금지 협약을 공정거래법상의 담합으로 의율한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9호가 포괄적으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 또는 사업내용을 방해하거나 제한함으로써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를 담합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와 같은 협약이 우리나라에서도 담합으로 인정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아웃소싱 거래거절시 불법 파견 인정 여부에 주의해야 함 최근 경제민주화가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면서 공정거래 분야에서는 부당한 거래거절과 관련된 문제가 자주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존에 아웃소싱으로 처리해오던 업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중단하고 해당 업체와의 거래를 거부할 경우 노동법적 측면에서는 어떠한 쟁점이 문제될 수 있나요.노동법적으로는 ‘사업자와 다른 사업자’의 관계보다 ‘사업자와 근로자’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웃소싱을 하더라도 같은 사업장 내에서 이른바 사내도급14)의 형태로 근로자 제공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도급이라는 외형에도 불구하고 실제 근로자 파견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사실관계 여하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아웃소싱 업체에 소속된 근로자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인정되거나 이들을 고용할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아웃소싱 관계를 해소하더라도 근로자들과의 관계가 그대로 남아 있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리 아웃소싱 업체의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노무관리상의 독립성을 강화함으로써 불법 파견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전출, 전적시 파견회사가 비용을 부담할 경우 부당한 인력지원이 될 우려가 있음을 주의해야 함 회사의 인사정책상 직원들을 계열회사로 전출 또는 전적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직원을 계열회사로 파견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금지되는 부당지원행위가 성립할 여지도 있나요?계열회사로 파견된 직원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부당지원행위15)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원주체16)가 업무지원을 위해 인력을 제공한 후 인건비를 부담했거나 인력파견계약을 체결하고 인력을 제공하면서 퇴직충당금 등 인건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하지 않은 경우, 공정거래법상 금지되는 인력지원행위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17) 이러한 지원행위의 ‘부당성’은 당해 지원행위로 인해 지원객체의 관련시장내 경쟁이 저해되거나 경제력 집중이 야기되는 등으로 공정한 거래를 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로 판단합니다. 실제로 부당한 인력지원행위로 인정된 사례들은 대부분 파견직원의 근로를 제공 받으면서도 지원객체가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해 경제상 이익을 본 것으로 판단된 경우입니다. 특히 계열회사간의 인력 파견 또는 지원의 경우에는 지원객체가 당해 인력에게 지급하는 실제지급급여가 해당 인력이 지원객체에게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에 못 미치고 그 차액만큼을 지원주체가 제공하게 되면 부당한 인력지원에 해당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 계열회사간 파견시 근로자 동의 확보가 중요 위에서는 계열회사간 파견에 있어서 공정거래법상 주의할 점에 대하여 살펴보았는데, 노동법적 측면에서는 어떠한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근로자 파견은 비록 계열회사간의 전출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 대한 업무지휘 주체의 변동이라는 중요한 근로조건의 변경을 수반합니다. 따라서 파견 전에 미리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두는 절차가 중요합니다. 동의의 방식과 관련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근로자를 계열회사에 인사 이동시킬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자로부터 전적에 대한 사전동의를 받았다고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18) 따라서 전출될 근로자와 동의서 형식의 서면을 개별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동의서에는 근로자가 전출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제공받았으며 자발적으로 합의했다는 취지가 적혀 있어야 합니다. 복귀 후 부여될 직위 등에 대한 내용을 명시해둔다면 전출된 근로자가 다시 복귀할 때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근로자의 개인정보가 전출을 받는 계열사에 제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제공에 대한 동의도 포함시킬 것을 권합니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