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대상판결에서는 특수경비업무에 종사하는 하청근로자들의 근로가 파견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하청기업이 독자적으로 인사권 등을 행사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업주로서의 독자성·독립성을 결여해 원청기업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의 명목적·형식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청기업과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을 부정했다. 또한 대법원은 원청기업의 소속 감독관이 경비업무를 감독하고 현장대리인을 통해 경비원들에게 지시 및 시정 사항을 전달하는 것은 특수경비업무의 특성상 원청기업이 경비업법의 규정에 따른 시설주로서의 지휘·감독권을 적법하게 행사한 것에 불과하며, 원청기업과의 사이에 파견을 이유로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하게 되면 경비업무를 전담하는 민간 경비업자를 통해 경비인력의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경비업법의 취지에도 반하기 때문에 파견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본 판결은 비록 경비업법의 적용대상인 ‘특수경비업무’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경비업무라는 서비스 업종에 대한 파견근로의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하청근로자들의 근로형태가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구별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작시기 : 2013년 10월

본문내용

이 정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상판결
]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다79439 판결[ 평석요지 ] 대상판결에서는 특수경비업무에 종사하는 하청근로자들의 근로가 파견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하청기업이 독자적으로 인사권 등을 행사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업주로서의 독자성·독립성을 결여해 원청기업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의 명목적·형식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청기업과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을 부정했다. 또한 대법원은 원청기업의 소속 감독관이 경비업무를 감독하고 현장대리인을 통해 경비원들에게 지시 및 시정 사항을 전달하는 것은 특수경비업무의 특성상 원청기업이 경비업법의 규정에 따른 시설주로서의 지휘·감독권을 적법하게 행사한 것에 불과하며, 원청기업과의 사이에 파견을 이유로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하게 되면 경비업무를 전담하는 민간 경비업자를 통해 경비인력의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경비업법의 취지에도 반하기 때문에 파견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본 판결은 비록 경비업법의 적용대상인 ‘특수경비업무’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경비업무라는 서비스 업종에 대한 파견근로의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하청근로자들의 근로형태가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구별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Ⅰ. 사실관계원고들(X1, X2, 이하 ‘X’라고 함)은 소외 A회사와 각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경비업법」(제2조 제3호 나목) 소정의 특수경비원(이하 ‘특수경비원’이라 함)으로, 피고(Y1)회사의 경비업무에 종사해 온 하청근로자들이다. Y1은 종업원 800여 명을 고용해 공항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공사이며, Y2는 종업원 약 2,730명을 고용해서 주로 경비업무를 하는 회사로 2009. 6. 5. Y1과 경비용역계약(2009. 7. 1. ~ 2012. 6. 30.)을 체결했다.Y2는 2009. 6. 10. 경비보안요원을 채용하기 위해 신입직원 채용공고를 한 후, 2009. 6. 10.부터 2009. 6. 19.까지 입사지원서를 접수받아 서류합격자들을 상대로 면접을 실시했다. Y2는 면접결과 2009. 6. 30. 직전 용역업체인 소외 A소속 근로자들 중, X를 포함한 7명의 근로자(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함)에게 불합격 통보를 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합격통보를 했다.X를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은 I 지방노동위원회에 Y1을 상대로 ‘Y1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Y2에게 실질적인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해 위 근로자들의 입사를 거부하게 하는 방법으로 위 근로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했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I 지방노동위원회는 ‘Y1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아니해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했고, 이에 대해 원고들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다.그러자 X는 Y2를 포함한 용역업체들은 Y1에게 종속된 노무관리의 대행기관으로서 형식적·명목적 존재에 불과해 X와 Y1 사이에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되었거나, 이 사건 용역계약은 위장도급계약관계에 불과할 뿐 Y1이 본 사건 경비업무에 관해 X를 포함한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권한을 행사했기 때문에, X와 Y1 사이에는 구 파견법상의 고용의제규정이 적용되어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종업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제1심 및 제2심은 모두 X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본 건은 그 상고심이다.Ⅱ. 판결요지1. Y1이 국가중요시설인 인천공항의 시설주로서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경비업법 등에 따라 부여된 권한을 행사한 것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X들이 특수경비업체인 Y2에 고용된 후 인천공항에 파견되어 Y1으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근로자파견관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2.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X의 주장과 같은 고용승계 관행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고용승계 관행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비록 이 사건 화해조서가 실효되었다 하더라도 X와 Y2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화해조서의 효력에 관한 원심의 판단 부분에 잘못이 있는지 여부는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Ⅲ. 평 석1. 본 판결의 의의고용형태가 다양화되면서 기간제와 같은 직접고용은 물론 파견이나 도급과 같은 간접근로 또한 노무공급의 하나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하도급은 종전에는 주로 조선이나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전자·유통·방송·청소·경비 등과 같은 서비스업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 사건은 비록 경비업법의 적용대상인 ‘특수경비업무’에 종사하는 하청근로자들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경비업무라는 특수성에 비추어 파견근로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하청근로자들의 근로형태가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2. 검 토대법원은 원심 및 제1심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채 X들의 청구를 간단히 기각했으므로, 주로 제1심 판결에서 설시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⑴ 도급과 파견의 구별기준타인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법률관계는 이 사건의 제1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①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종속해 노무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그 대가로 임금을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 ②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해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근로자로 하여금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하에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근로자파견관계’, ③ 수급인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도급인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도급계약관계’로 구분될 수 있다. 이 중 ①의 근로계약관계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해 고용·인사에 관한 권한과 업무상 지휘·감독권을 모두 행사할 수 있는데 반해, ②의 파견계약관계에서 사용사업주는 업무상 지휘·감독권만을 행사할 수 있을 뿐 고용·인사에 관한 권한은 파견사업주만이 행사할 수 있으며, ③의 도급계약관계에서 도급인은 수급인과의 사이에서만 법률관계를 맺을 뿐 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권한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그렇지만 실제 근로현장에서는 사용자가 도급계약의 형식을 빌려 근로계약관계 또는 근로자파견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근로자와 사이에 위장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급인이 사업주로서의 실체가 없어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도급인이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고용·인사 및 업무상 지휘·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과 근로자 사이에 직접 묵시적인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수급인이 사업주로서의 실체는 인정되나 계약 목적의 특정성, 전문성 및 기술성, 수급인의 사업경영상 독립성, 지휘명령권의 보유 여부 등을 종합해 볼 때, 도급인이 사용사업주로서 근로자에 대해 업무상 지휘·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⑵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 여부하도급관계에서 원청회사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사이의 고용관계의 성립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재판실무에서는 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이 이용되고 있는 듯하다. 첫째, 하청업체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 내지 독립성을 가진 실체가 있는지를 판단한 다음,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원청회사와 하청업체 근로자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둘째, 하청업체가 사업주로서 실체가 있는 경우에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을 바로 인정하지 못하므로, 그 다음 단계로 원청회사가 직접적으로 하청업체 근로자를 지휘·감독했는지를 검토해서, 이것이 인정되면 「위장도급 = 불법파견」으로 간주해 원청회사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사이의 고용관계를 인정하는 것이다.이 사건에서도 제1심은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 여부와 관련해, ① Y2는 Y1과는 별도로 취업규칙, 인사·징계규정 등을 제정하고 자체적인 면접절차를 거쳐 신입직원들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 사건 경비원들의 근태를 관리하고 징계를 하는 등 독립적인 채용·인사권과 징계권을 행사한 점, ② Y2가 Y1에게 인수인계계획서를 작성·제출하면서 종전 용역업체의 직원 전원을 고용, 승계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하지 않은 것이 Y1의 어떠한 개입 또는 영향력 행사 때문이었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점, ③ 법인이 경비업법에 따른 경비업을 영위하려면 경비업법 시행령이 정한 경비인력·자본금·시설 및 장비를 갖추어 지방경찰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Y2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해 특수경비업에 관한 허가를 받은 점, ④ Y2는 경비업무 수행방법을 이행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사규 및 단체협약의 범위 내에서 세부적인 업무배치, 조직편성, 근무시간 등을 정해 이를 기재한 용역수행계획서를 Y1에게 제출했고, 이 사건 경비업무 중 휴가·조퇴 등으로 결원이 생기는 경우나 별도의 인원투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Y2의 현장대리인이 현장에서 직접 근무시간, 인력배치 조정 등을 해 왔으며, Y2는 과업내용서에 따라 Y1에게 이미 확정된 제반 경비보안요건을 분석해 보다 효율적인 경비보안을 제안할 수 있는 점, ⑤ Y2는 경비업법에 따라 자사소속 경비지도자의 담당하에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매월 6시간 이상의 직무교육 등 정기적인 특수경비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점, ⑥ Y2는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임금, 상여금 등을 직접 지급하고 그에 따른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등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했으며, 위 경비원들을 위한 4대 보험에 가입하고 그 보험금을 납부한 점, ⑦ Y2는 이 사건 경비업무 수행에 관한 평가결과에 따라 용역대금이 삭감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고 있고, 이 사건 경비원들의 위생관리·방화 및 작업규율 유지 등에 관한 일체의 책임을 부담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Y2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 또는 독립성을 결여해 Y1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의 명목적·형식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X와 Y1 사이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을 부정한 판단은 타당한 해석이라 생각된다.⑶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 여부사업주의 실체가 인정되는 경우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사용사업주가 당해 근로자에 대해 지휘·명령권을 행사했다면, 이는 도급관계가 아니라 파견관계로 보아야 한다. 이때 사용사업주가 당해 근로자에 대해 지휘·명령권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① 작업배치·변경 결정권, ② 업무 지시·감독권, ③ 휴가, 병가 등의 근태관리권 및 징계권, ④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권, ⑤ 연장·휴일·야간근로 등의 근로시간 결정권(다만 작업의 특성상 일치시켜야 하는 경우에는 제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또한 대법원도 최근에 파견법 위반 여부가 다투어진 현대자동차사건 및 GM대우자동차사건에서 이와 비슷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바가 있다. 이 두 사안에서는 자동차의 제조·조립(소위 ‘컨베이어벨트’)이라는 특수한 공정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대법원은 ① 원청근로자들과의 혼재 여부 및 원청의 작업배치권과 변경결정권의 행사 여부, ② 원청의 작업지시서에 의한 업무수행 여부, ③ 원청의 직·간접적 지시 여부 및 근태상황 및 인원현황 관리 여부, ④ 원청근로자 결원시 하청근로자의 대체 여부, ⑤ 원청이 근로시간 관련 사항 결정 여부, ⑥ 원청 소유의 생산 관련 시설 및 부품, 소모품 등의 사용 여부, ⑦ 하청의 고유기술, 자본 등의 업무 투입 여부 등을 종합해 파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시한 바 있다.본 사건에도 기본적으로는 종전의 판례입장에서 ① Y1은 특수경비업의 특성 및 관련 법령에 따라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해 지휘·감독권을 행사해 온 점, ② Y2는 독자적으로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한 인사관리를 해 온 점, ③ Y2는 이 사건 용역대금의 결정 및 비용 등을 부담해 온 점, ④ Y2의 기업실체(사무실 무상대여, 보안검색장비의 대여, 교육훈련 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다음, X가 Y1으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본 사건에서 특이한 점은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①의 ‘특수경비’라는 업무의 특성이 상당 부분 고려되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특수경비제도는 1998년에 기획예산처가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경비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업무의 성격상 특수경비업자의 자격, 직무범위, 의무, 교육, 무기사용방법에 이르기까지 엄격하게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경비업법에 의하면 ① 시설경비 등을 도급받아 행하고자 하는 법인은 경비업무를 특정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비인력·자본금·시설 및 장비를 갖추어 그 법인의 주사무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경찰청장의 허가를 받을 것(제4조), ② 특수경비원은 국가중요시설의 경비책임자 및 시설주의 감독을 받을 것(제14조 제1항), ③ 특수경비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시설주의 명령에 복종할 것(제15조 제1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본 사건에서 경비원들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시설주인 Y1과 관할 경찰서장 및 소속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하고, 소속 상사의 허가 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경비구역을 벗어나서는 아니 되며(경비업법 제15조 제1, 2항), 만약 국가 중요시설의 기능 마비 등 정상적 운영을 해치는 장해를 일으킨 경우에는 고의범뿐만 아니라 과실범까지 처벌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무기를 소유한 채 배치된 경비구역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 받게 되는데(경비업법 제28조 제2항), 이는 특수경비업무의 방호 공백을 막고 원활한 경비업무수행을 위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과 유사하게 복종의무 및 직장이탈금지의무를 규정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Y1 소속 감독관이 이 사건 경비업무를 감독하고 Y2의 현장대리인을 통해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지시 및 시정 사항을 전달하는 것은 위와 같은 특수경비업무의 특성상 Y1이 경비업법의 규정에 따른 시설주로서의 지휘·감독권을 적법하게 행사한 것으로 판단한 부분은 타당한 해석이라 생각된다.아울러 경비업법은 특수경비업자에 대해 일정한 경비인력과 자본금과 시설·장비를 갖추고 경비지도사를 고용해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특수경비원 교육을 실시할 것(경비업법 제4, 12, 13조)과 시설주와 특수경비업자는 경비업과 동법 시행령이 정하는 경비관련법 이외의 영업을 못하도록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만일 X의 주장과 같이 Y1과의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해 구 파견법상의 고용의제규정이 적용된 결과 양자와의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게 되면, 이는 경비업법의 위 규정들과 부합하지 않는 상태를 초래하게 될 뿐만 아니라, 경비업무를 전담하는 민간 경비업자를 통해 경비인력의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경비업법의 취지에도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X와 Y1과의 사이에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 또한 경비업법의 취지에 맞는 해석이라 여겨진다.⑷ Y2에 대한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본 사건에 있어 부수적인 또 하나 쟁점은 이 사건의 경비원들은 Y1이 운영하고 있는 공항의 개항 이후 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별도의 퇴사 및 입사 절차 없이 근로관계가 승계되어 왔으므로, 소외 A에서 Y2로 용역업체가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고용승계 관행에 의해 X와 Y2와의 사이에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주장한 부분이다.하지만 대법원은 이에 대해 X를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 7명은 Y2와의 사이에 근로계약의 존부에 관한 다툼이 있었으나, 인사 및 채용권이 Y2에 있음을 인정한 다음 입사절차에서 탈락한 7명 중 4명이 합격해 채용된 후 나머지는 결원발생시에 점차로 채용한다는 화해(재판상의 효력을 가짐)를 했기 때문에, 설사 X의 주장과 같이 Y2와의 사이에 고용승계 관행에 따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화해 전에 형성된 다툼의 대상인 권리·의무관계로서 이 사건 화해가 성립됨과 동시에 그 법률관계는 소멸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재판상 화해는 창설적 효력을 가지는 것이어서 화해가 이루어지면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함과 동시에 그 재판상 화해에 따른 새로운 법률관계가 유효하게 형성되고, 재판상 화해 조서에 기재한 경우 그 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어 당사자간에 기판력이 생기므로, 확정판결의 당연무효 사유가 없는 한 재심의 소에 의해서만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다. 따라서 위 판단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Ⅳ. 몇 가지 의문이 사건에서는 ‘특수경비’를 목적으로 하는 도급이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는데,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첫째, 본 사안의 경우 경비업법에서 정하고 있는 구체적 기준에 따라 도급이 이루어졌으며, 또한 경비원들에 대한 사용기업의 지위·명령도 동법에 근거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둘째, 본 사안에서 경비원들에 대한 사용기업의 지휘·명령을 파견으로 해석해 사용기업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면, 경비업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대법원의 해석에 대해서는 대체로 합리적인 판단이라 생각되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소박한 의문이 생긴다.첫째, 파견법과는 별개로 다른 법령에 근거해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실질적으로는 파견에 해당하지만 해당 법령에 따라 도급으로 간주되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도급과 파견의 구별은 계약의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판례 법리와 상충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예를 들어 본 사안과 비슷한 사례로는 청소용역사업에 대해 「공중위생관리법」 이, 그리고 기술용역사업에 대해서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의 적용을 받게 되어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본 사안과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아직까지 사례가 없어 불명확하지만, 당연히 파견법의 적용을 받아야 할 성질의 서비스가 법의 이름하에서 남용되지 않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둘째, 대법원이 본 사건에서 제시한 판단법리가 다른 경비업무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여부다. 왜냐하면 파견법 시행령은 ‘수위 및 경비원의 업무’ 를 파견대상업무로 지정하면서도 「경비업법」에 따른 경비업무에 대해서는 파견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에, 파견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경비업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애매하게 되어버렸다. 경비업법(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경비업’을 ‘시설경비업무’ ‘호송업무’ ‘신변보호업무’ ‘기계정비업부’ ‘특수경비업무’로 정의한 다음, 업무내용의 특수성을 고려해 경비업에 대한 허가권을 지방경찰청장에게 부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제4조), 경비업자 및 경비업무 도급인 등에 대한 의무를 규정(제7조 및 제7조의 2)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 특수경비업무를 비롯해 호송경비업무, 신변보호업무, 기계경비업무는 국가중요시설 및 사람에 대한 경비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업무의 특성상 도급업자에 대한 자격에서부터 직무범위, 의무, 교육, 무기사용방법에 이르기까지 엄격하게 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경비업법이 ‘시설경비업’에 대해서는 “경비를 필요로 하는 시설 및 장소에서의 도난·화재 등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업무”라고만 하고 있기 때문에 파견법상의 ‘경비업무’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단주거시설이나 상가시설의 경우 경비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해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들이 과연 경비업법상의 시설경비업무와 같이 전문성을 요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바꾸어 말하면 파견법에 의해 합법적으로 경비원을 파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견법상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경비업법에 의한 도급을 선호하고 있지는 않는지 의문이 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1) 인천지방법원 2012. 1. 12. 선고, 2010가합6730 판결2) 예를 들어 최근 「현대미포조선사건(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에서, “사내 하도급에 있어서 하청업체에 소속 근로자가 원청회사의 근로자로 볼 수 있으려면, 하청업체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해 원청회사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원청회사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도 원청회사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원청회사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원청회사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같은 취지의 판결로서는 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두3420 판결 등이 있음).3) 그 예로 최근의 「예스코사건(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판결)」과 「현대자동차사건(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8두4367 판결)」 등을 들 수 있겠다.4) 고용부·법무부, 「‘근로자파견’의 판단기준에 관한 지침」(2007. 4. 20)5)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도34 판결6)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7703 판결;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5다42880 판결7) 동법은 위생관리용역업(소위 청소용역)을 하고자 하는 자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할 것(제3조)과 위생관리의무 등을 준수할 것(제4조) 등에 대해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8) 동법은 앤지니어링활동을 하고자 하는 자에 대해서는 산업통상부장관에게 신고할 의무와(제21조 제1항), 사업의 시행에 따른 세부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9) ‘수위 및 경비원 업무’는 원래 파견법상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성적으로 널리 존재하고 있었기에 2007. 6. 18. 파견법 시행령 개정시에 새로이 파견 대상 업무로 포함시킨 것이라 한다.10) 이에 대해서는 박제성, “대학교 시설경비업무의 사내하도급”, 「노동법학」, 제35호(2010. 9.)에서도 비슷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