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금지에 대한 노사정간 정치적인 공방이 끝나면 노사 관계 당사자는 청년 실업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령 사회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사회 운동 차원에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저작시기 : 2009년 11월

본문내용

구건서의 노사 관계론청년 실업과 고령 사회 대비하는 노
사 관계 만들어야구건서 SN8 Korea 대표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노무법인 B&K 대표 공인노무사2010년 이후 대비한 노사정간 힘겨루기 2010년 1월부터 실시(?) 예정인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가 노사정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정부는 반드시 글로벌 기준에 맞춰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를 원안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강경 발언을 하고, 노동계에서는 전임자 급여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복수노조에 대해서도 노동계와 경영계는 꼭 실시해야 할 당연한 과제로 판단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사업장 밖에서는 복수노조가 얼마든지 설립이 가능하고 기업 내에서도 조직 대상이 중복되지 않는 경우에는 복수노조가 허용되기 때문에 굳이 복수노조를 꺼낼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정책 연대를 파기하고 전면적인 투쟁 국면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으며, 민주노총과 연대해서 전임자 급여 금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정부는 13년 동안이나 미뤄왔던 것인 만큼 이제는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금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997년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금지가 입법된 이후 시행 시기가 13년이나 지연된 이유는 그만큼 이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정권이 3번이나 바뀌면서도 부칙 개정이라는 우회적인 방법까지 동원하면서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것은 노사정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계적인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금지를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노동계는 전임자 급여는 노사 자율로 결정하는 것이므로 법에서 금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경영계는 노사 자율에 맡기면 기업은 이를 지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사업장내 복수노조에 대해서는 노사 모두 은근히 실시되지 않기를 바라는 눈치다. 물론 강한 노조가 장악하고 있는 일부 사업장에서는 기업에 우호적인 노조가 탄생하기를 바라면서 복수노조가 허용되는 상황을 기대하기도 한다.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금지를 넘어서 노사정간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금지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이보다 더 중요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점점 늘어만 가고 있는‘청년 실업’과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고령 사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라는 큰 흐름 속에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젊은이들이 산업 현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소외되는 모습과 함께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준비하는 모습이 겹쳐지고 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산업 현장에서 밀려나면서, 다음 세대인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일자리가 없는 악몽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한 집안에서 아버지가 은퇴하면 자식들이라도 직장을 구해야 함에도 아버지는 은퇴하고 아들은 백수로 놀고먹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면서 이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우리 사회 성장 동력은 급격히 떨어져서 세계 경쟁에서 밀려나는 수모를 겪을 수 있다. 노사 관계는 가장 기본적으로 산업 현장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근로자와 사용자간 관계다. 여기에 이해 조정자로서 정부가 포함되면 노사정 관계가 형성된다. 그런데 지금부터는 단순히 직장을 다니고 있는 재직 근로자만이 아니라 아직 직장을 구하기 전인 학생과 청년 실업자, 그리고 이제 직장을 떠나야 하는 중·고령자까지 포함한 거시적인 노사 관계를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됐다.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금지는 주로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에 관련되는 문제지만, 청년 실업과 고령 사회는 이 사회 전체 문제로 확대된다. 따라서 노사정 당사자는 청년 실업과 고령 사회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는 미래의 문제이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며, 다른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다. 청년 실업과 고령 사회 대비하는 노사정 관계 형성해야 우리는 노동을 통해서 생활할 수 있고 노동을 통해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성경 구절과 같이 노동하지 않는 사람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어렵다.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하는 이유는 내 노동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아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함이다. 물론 일을 하지 않고 부모덕에 먹고 사는 한량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자신의 노동력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소득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까지 다녀왔음에도 일자리가 없어서 백수로 지내야 한다면 이는 개인의 불행 정도가 아니라 사회 존립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해야 함에도 현실에서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는 백수로 있다는 것이 앞을 캄캄하게 한다. 15세가 되면 앞이 깜깜해진다는 ‘십오야’와 20대의 90%가 백수라는 ‘이구백’, 그리고 삼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삼태백’이라는 신조어가 우리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청년 실업과 맞물려 고령 사회도 바로 눈앞에 와 있다. 우리 사회는 현재 65세 이상의 인구가 7%를 넘는 ‘고령화 사회’를 지나 14%를 넘는 ‘고령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재직 근로자 중심으로 노사 관계를 바라보고 있다. 노사 관계는 이제 청년 실업과 고령 사회를 해결하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살아야 한다’는 낀 세대의 자조적인 문구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자식은 캥거루족으로 아직 독립하지 못하고 있고, 본인은 은퇴 이후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이 서글픈 자화상이다. 오죽하면 ‘재수 없다’는 말을 앞에다 수식어로 사용할까. 1차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식한테는 버림받는 첫 번째 세대라는 말까지 한다. 오래 살아야 하는 숙명인데 소득은 없고 일자리도 없으며 자식마저도 직장이 없으니 한탄할만도 한다. 아직은 몸과 마음이 모두 젊은데 직장에서 은퇴한 고령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산에 다니는 일밖에 없다면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나이 먹은 사람들도 일을 하거나 봉사 활동을 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복수노조와 전임자 급여 금지에 대한 노사정간 정치적인 공방이 끝나면 노사 관계 당사자는 청년 실업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령 사회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사회 운동 차원에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나이 먹은 사람에게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할 때 그 사회는 건전한 발전이 가능하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