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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 위기로 시작된 경기 침체는 대기업의 감산·휴업 등을 가져 왔고, 중소 협력 업체의 도산,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거나 비핵심 업무의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동일 사업장내 비핵심 업무의 외주화는 사외 외주화보다 원가 절감 및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도입 및 운영 과정에서 불법 파견 논란 등 많은 노동법적인 문제를 야기하므로, 필자는 본 지면을 빌어 불가피하게 비핵심 업무의 외주화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 검토해야 할 노동법적 쟁점을 사내 도급의 법리를 통해 되짚어 보고자 한다.

저작시기 : 2009년 2월

본문내용

미국발 금융 위기로 시작된 경기 침체는 대기업의 감산&
middot;휴업 등을 가져 왔고, 중소 협력 업체의 도산,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거나 비핵심 업무의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동일 사업장내 비핵심 업무의 외주화는 사외 외주화보다 원가 절감 및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도입 및 운영 과정에서 불법 파견 논란 등 많은 노동법적인 문제를 야기하므로, 필자는 본 지면을 빌어 불가피하게 비핵심 업무의 외주화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 검토해야 할 노동법적 쟁점을 사내 도급의 법리를 통해 되짚어 보고자 한다. ‘위장 도급’ 또는 ‘불법 파견’에 대한 법적 위험성 인식 필요 적법한 도급1)의 경우에는 수급인의 근로자와 도급인 사이에는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며, 따라서 도급인은 당해 근로자에 대해 업무의 지휘·감독을 행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계약 형식은 도급이나 실질에 있어서는 근로자 파견2)과 마찬가지로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해 업무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할 경우 이는 ‘위장 도급’ 또는 ‘불법 파견’으로 판단될 수 있다. 따라서 당해 도급 계약 및 고용 계약이 ‘위장 도급’으로 판단되면 도급인에 대해 노동 관계법상 사용자 책임3)이 직접 부과되며, ‘불법 파견’으로 판단되면 도급인과 수급인은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함)의 벌칙4)이 적용된다. 사내 도급과 관련한 법리적 측면에서의 검토 사내 도급의 가능성을 검토함에 있어서는 2007.4.19 제정된 노동부-법무부의 「‘근로자 파견’ 판단 기준에 관한 지침5)」(이하 ‘노동부-법무부 지침’이라 함)과 최근 판례에 근거해 사업 경영의 독립성 및 업무 수행의 독자성이 확보될 수 있는지에 대해 법리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1) 사업 경영 독립성에 대한 판단 노동부-법무부 지침에 의하면 사업 경영 독립성 여부는 수급인이 도급인에 대해 사업주로서 실체가 인정되는지의 문제로써 ‘① 채용·해고 등의 결정권 ② 소요 자금 조달 및 지급에 대한 책임 ③ 법령상 사업주로서의 책임 ④ 기계·설비·기자재의 자기 책임과 부담 ⑤ 전문적 기술·경험과 관련된 책임과 권한’을 주요 지표로 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주식회사 사건(서울남부지방법원 2008.7.18 선고, 2007가합10338 판결), ○○○○주식회사 사건(대법원 2003.9.23 선고, 2003두3420 판결), ○○○○조선 사건(대법원 2008.7.10 선고, 2005다75088 판결)에서 “도급인이 업무 도급 형식으로 수급인의 근로자를 사용했으나 수급인의 실체가 인정되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직접 근로 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반대로 ○○자동차 사건(서울행정법원 2007.7.10 선고, 2006구합28055 판결)에서는 “협력 업체들이 별도로 취업규칙을 제정해 이를 근거로 근로자를 채용하고 징계하는 등 인사권과 징계권을 행사해 온 점, 협력 업체들이 별도로 회사를 설립해 법인세·4대 보험 가입, 회계·결산을 별도로 해온 점, 임금·상여금 등을 직접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등의 업무를 자체적으로 수행해 온 점, 도급 계약서상 참가인은 협력 업체에게 사무실, 작업 장소, 설비 기계, 공구 등을 대여할 수 있고 대여품에 대해 협력 업체의 귀책 사유로 발생한 손해를 전액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보면, 협력 업체들이 사업주로서의 독립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어 수급인의 근로자와 도급인 사이에 근로계약이나 파견 근로 관계가 없다고 보아 적법한 도급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 (2) 업무 수행의 독자성에 대한 판단 노동부-법무부 지침에 의하면 업무 수행의 독자성은 도급인이 수급인 근로자에게 지휘·명령을 하는지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① 작업 배치·변경 결정권 ② 업무 지시·감독권, 휴가·병가 등 근태 관리권 및 징계권 ③ 업무 수행에 대한 평가권 ④ 시간외 근로 등의 근로 시간 결정권 여부’를 주요 지표로 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주식회사 사건에서 “도급 업무는 도급인 업무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도급인의 근로자에게 직접 개별적으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는 점, ○○○○주식회사 사건에서 “도급인이 현장 대리인을 통하지 않고 제반 인사 관리를 직접 행하였다”는 점, ○○○○조선 사건에서 “작업량과 작업 방법 등을 도급인이 결정하고 도급인의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하였다”는 점을 들어 적법 도급을 부정했다. 반대로 ○○자동차 사건에서는 “작업 현장에 수급인의 현장 관리인이 상주하고 도급인의 관리자가 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직접적으로 작업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해 적법한 도급으로 인정한 바 있다. (3) 소 결 상기의 지침 및 판례가 시사하고 있는 것은 사내 도급의 적법 여부 판단에 있어서 도급 업무 특성, 도급 금액 산정 방법, 업무 지휘·명령의 구체적 방법 및 수급인의 독자적 사업 수행 능력, 자체 생산 계획에 따른 도급 업무 수행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급 업무의 특성과 수급인 선정시 사업 경영상 독립성 측면에서도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휘·감독을 배제한 업무 특성 측면에서의 검토 업무 특성만으로 도급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서울 고등 법원은 “프로 야구 구단이 구단 소유인 선수단 수송 차량을 운전하는 용역을 도급으로 하여 계약하였으나, 법원은 그 실질을 보고 해당 운전자들은 프로 야구 구단이 도급 업체로부터 도급이 아니라 파견을 받아 사용한 것(서울고등법원 2006.2.10 선고, 2004누14399 판결)”으로 판단한 바 있다. 즉 ‘일의 완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노무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해 직접적인 지휘 감독이 이뤄지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사업 경영의 독립성, 업무 수행의 독자성과 더불어 적법한 도급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많다. 따라서 작업 방식이 시간적·장소적으로도 분리 가능해야 하며, 각 업무 단위별 장소적 혼재가 발생하지 않아 ‘일(도급 업무)의 완성’ 과정에서 지휘·감독이 배제될 수 있어야 한다6). 특히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의 일부 공정을 도급하는 경우, 지휘·감독 없이 독자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법 파견 판단의 소지가 높으므로 업무 형태에 따라서 도급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수급인의 사업 경영상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의 검토 수급인이 독립성을 가지느냐 여부와 관련해 앞에서 살펴본 ○○○○조선 사건에서 대법원은 “① ○○기업이 당초 수급한 업무 외에 원고들로 하여금 피고 회사 소속 부서의 업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② ○○기업의 작업 물량이 없을 때에는 교육, 사업장 정리, 타부서 업무 지원 등의 명목으로 원고들에게 매월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보장했으며 ③ 작업량 단가는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피고 회사 사이에 체결된 임금 협약 결과에 따라 결정됐고 ④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등의 사무는 피고 회사가 제공하는 사무실에서 이뤄졌으며, ⑤ ○○기업은 독자적인 장비를 보유하지 않았으므로…… …… 실질적으로는 사업 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피고 회사의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하였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5다75088 판결)”고 판시해 ○○자동차 사건과는 달리 엄격한 입장을 취한바 있다. 이러한 최근 판례 입장에 비춰 볼 때 수급인의 선정 방법, 수급인의 전문성 보유 및 타사 사업 실적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수급인이 노동 관계법상 사업주로서 채용에서 해고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노무 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글을 마치며 이상에서 논의한 것 외에 비핵심 업무의 외주화는 기존에 직접 고용하던 근로자의 전환 배치, 고용 승계 등과 관련한 노동 관계법상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므로,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경영 전략적 측면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견지에서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민법 제664조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2)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파견 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 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 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3) 수급인 소속 근로자에 대한 도급인 회사의 취업규칙, 인사·급여 규정 등의 직접 적용,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단체교섭 요청에 응할 의무, 도급 계약 종료시 부당 해고에 대한 사용자 책임 등이 대표적이다. 4) 도급인과 수급인은 ① 파견법 제21조(차별적 처우의 금지 및 시정) 위반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과해질 수 있고, 수급인의 근로자는 부당한 차별에 대해 도급인과 수급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 시정 구제 신청을 할 수 있으며 ② 동법 제5조 (파견 대상 업무)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과해질 수 있고 ③ 도급인은 수급인의 근로자를 2년 이상 사용하고 직접 고용하지 않을 경우 제6조의 2(고용 의무) 위반으로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5) 이 지침에 따르면 우선 근로자와 고용 계약을 체결한 수급인이 사업주로서의 실체가 인정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수급인이 사업주로서의 실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도급인이 당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추정, 노동 관계법 위반 여부에 따라 사용자 책임을 묻게 된다. 반대로 수급인이 사업주로서의 실체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수급인 소속 근로자가 도급인의 지휘·명령을 받는지 여부를 조사해 당해 고용 관계가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 판단해 파견법 적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6) 노동부-법무부의 지침에 의하면 ‘직접 고용한 근로자와 혼재하여 같거나 유사한 업무에 종사토록 하는 경우에는 업무 지시·감독권 행사 여부를 보다 신중히 검토’하도록 하고 있는바, 장소적 혼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도급이 어려운 업무라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