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주장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자연과학분야를 넘어 사회 여러 분야에도 확산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 현상은 인사노무관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혁명을 단순한 현상의 변화나 추세(Trend)정도 수준으로 여기는 등 변화의 본질적인 측면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저작시기 : 2013년 5월

본문내용

박 준 우인재경영컨설팅 대표 공인노무사 1. 변화는 어
떻게 시작되는가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라는 개념은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김명자 옮김, 까치, 2010)에서 처음 제시된 것이다. 1962년 초판이 나온 이 책은 지금은 세계 지성사의 이정표이자 현대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많은 논란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작이기도 하다.패러다임과 유사하게 사용되는 말로 모형(model)이나 패턴(pattern) 등이 있지만 이러한 개념은 패러다임이 가진 포괄성과 의미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 즉 패러다임의 한시대를 지배하는 총체적인 사고나 이론적인 틀을 의미한다.쿤은 과학혁명을 설명하기 위해 패러다임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지만,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는 과학계를 넘어 사회전반적인 변혁이나 발전, 쇠퇴 등을 설명하는 데에도 사용되는 등 확대되었다. 즉 패러다임은 이미 일상적인 언어로 자리잡은 것이다.패러다임의 전환을 설명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용어가 바로 ‘정상과학’이다. 즉 패러다임의 전환은 정상과학의 위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기존의 정상과학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현실과의 적합성을 상실하게 되는 것을 ‘정상과학의 위기’라고 한다. 이러한 위기의 정상과학을 대체하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과학이다. 즉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것이다. 이를 과학혁명이라고 쿤은 설명한다.쿤의 이러한 주장이 논란이 된 것은 과학의 발전이 점진적이고 축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기존의 귀납적 과학관 대신 과학적 지식의 변천 및 발전이 하나의 패러다임이 전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대체되는 비축적적인 변화, 즉 혁명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2. 인사노무관리의 패러다임 전환『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주장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앞서 언급한 대로 자연과학분야를 넘어 사회 여러 분야에도 확산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 현상은 인사노무관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혁명을 단순한 현상의 변화나 추세(Trend)정도 수준으로 여기는 등 변화의 본질적인 측면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성과주의 인사제도의 경우 남들이 하니까 도입하고 남들하는 만큼만 하겠다는 식의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기존의 연공중심의 인사관리에서 성과중심의 인사관리로의 전환은 단순한 유행이나 대기업들의 보여주기식 제도 변화가 아니다. 기존의 인사관리 방식으로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접근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즉 개선이나 재설계로는 문제를 어느 정도 지연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는 없다.수직적 조직구조를 바탕으로 한 다단계 직급구조와 태도자질 중심의 근무평정제도, 호봉제를 근간으로 하는 연공중심의 보상, 승진 중심의 동기부여 등은 성장이 지속되거나 조직의 성과가 안정적인 환경에서는 토마스 쿤의 표현대로 ‘정상과학’으로 유용하고 적합성을 가질 수 있었으나, 이러한 환경이 변화하면서 연공중심의 인사관리는 위기를 맞게 된다.이러한 인사관리의 위기는 승진적체 현상으로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속적인 인건비 증가 등 인력운영의 비효율화, 우수인력의 동기부여 기능 저하 및 이탈 등 다양한 형태의 문제들을 일으켰다.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사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접근보다는 기존 패러다임을 수정, 보완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예를 들어 직급단계를 확대하거나 승진체류연한을 증가시켜 승진적체 현상의 지연을 모색하기도 했으며, 단일호봉제에서 직급별 차등호봉제를 통해 임금상승 속도를 늦추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이처럼 인사노무관리상의 문제는 마치 천동설을 고수하면서 천동설로는 설명될 수 없는 천체의 운동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던 천문학과 유사하다. 지구가 태양을 공전한다는 지동설로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설명될 수 있는 많은 사실과 현상이 태양이 지구를 공전한다는 천동설로 설명하려고 하니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고, 설명이나 이론이 점점 복잡해지기만 했다.3. 인사관리에서도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연공중심 인사관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연공과 승진중심의 보상이 아니라 성과중심의 보상 등 성과주의 인사관리로 전환하면 동기부여 강화, 생산성 향상, 경쟁우위 확보 등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익숙한 제도와 관행을 고집하게 된다. 다단계 직급구조를 단순화하기보다는 승진연한 확대 등으로 수직적 위계구조를 고집하고, 팀제라는 조직구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직급별 평가그룹, 직급별 평가항목비율 등 직급중심의 인사관리가 여전히 중심이 되고, 파트·워킹그룹 등 비공식 조직이 운영되기도 한다.직급단계를 축소하면 승진에 대한 보상보다는 성과에 대한 보상이 중심이 될 수 있다. 직급단계의 축소는 역할과 책임 중심의 효율적 인력운영을 가능케 하고, 인력구조의 유연화를 가져온다. 연봉제로 대표되는 성과주의 보상제도는 보상구조의 단순화와 보상결정 요소의 명확화를 통해 직무와 역할, 그리고 성과에 따른 차등보상을 가능케 한다. 즉 복잡한 임금구성항목이 단순화되어 임금관리의 효율성이 증대되고, 보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동기부여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이처럼 과감하게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미 기존의 패러다임은 낡고 위기에 빠져 있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이러한 점을 과학적으로 분명하게 설명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