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근로자는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지휘-명령을 받게 된다. 이처럼 회사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는 도중에 부상을 당했다면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이 아니라 회사의 운동경기-야유회-등산대회 또는 회식에 참가했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 이것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자주 분쟁이 발생한다. 이번 호에서는 행사와 관련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이 어떠한지 살펴본다.

저작시기 : 2014년 9월

본문내용

근로자에게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경
우 그것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가 있으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산재보상법 제37조 제1항).근로자는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지휘-명령을 받게 된다. 이처럼 회사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는 도중에 부상을 당했다면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이 아니라 회사의 운동경기-야유회-등산대회 또는 회식에 참가했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 이것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자주 분쟁이 발생한다. 회사가 아니라 노동조합이 개최한 체육대회에서 부상을 당한 경우, 회식자리에서 발생한 싸움에서 부상을 당한 경우, 회식 종료 후 집으로 귀가하다가 부상을 당한 경우에 대해서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을까?이번 호에서는 행사와 관련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1. 산재보상법의 규정(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라목은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ⅱ) 동법 시행령 제30조에 의하면 각종 행사에 근로자가 참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① 사업주가 행사에 참가한 근로자에 대해 행사에 참가한 시간을 근무한 시간으로 인정하는 경우이거나, ② 사업주가 그 근로자에게 행사에 참가하도록 지시한 경우이거나, ③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행사에 참가한 경우이거나, ④ 그 밖에 위 ① 내지 ③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그 근로자의 행사 참가를 통상적-관례적으로 인정한 경우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근로자가 그 행사에 참가해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사고)로 본다.따라서 회사가 개최한 행사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근로자가 반드시 그 행사에 참석하도록 지시를 받았음을 입증해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2. 판례에 의한 일반 원칙법원은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해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목적-내용-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 방법, 비용 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으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대법원 1997.8.29 선고 97누7271 판결 ; 대법원 2013.12.12 선고 2012두8656 판결 참조).따라서 회사가 개최한 행사 중에 발생한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그 행사를 회사가 주최했거나,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에 의해 개최된 행사이었거나, 그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 불가피했거나 회사가 그 행사를 지배-운영했다거나, 그 소요 비용을 회사가 부담했다는 점 등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행사의 유형별로 업무상 재해의 인정 기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3. 체육대회에서 발생한 사고가. 회사가 개최한 체육대회체육대회를 회사가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에 의해 개최했고, 근무시간 중 개최되어 그 시간이 근무한 것으로 인정되거나 설령 근무시간 종료 후에 이루어진 것이라도 참석을 피하기 어려워 해당 직원 거의 대부분 참석했다면 이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서울행정법원 2002.4.10 선고 2001구40295 판결 참조).체육대회는 반드시 본 경기일 필요는 없다. 연습경기 때 발생한 재해라도 업무상 재해임을 인정받는데 특별한 차이는 없다(서울행정법원 2002.4.10 선고, 2001구40295 판결 참조). 다만 연습경기가 행사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사적인 합의에 따라 즉흥적으로 실시되었다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서울행정법원 2009.8.14 선고 2009구단5667 판결 참조).체육대회 개최에 대한 결재문서, 경비지출에 관한 공적서류, 모임의 목적에 대한 관련서류 등이 존재한다면 입증이 더욱 용이할 것이다(대법원 2009.5.14 선고 2009두58 판결 참조).나. 노동조합 등이 개최한 체육대회단체협약에 따라 실시된 노동조합 주최 체육대회로서 회사가 체육대회의 참석에 관해 구체적으로 지시-관여했거나, 체육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출근한 것으로 처리하고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근무도 하지 않은 경우 결근한 것으로 처리하고, 행사에 물품과 장소를 지원했다면 사회통념상 사용자인 회사의 관리하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체육대회에서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 수 있다(울산지법 2008.7.2 선고 2007구합546 판결 ; 대법원 1997.3.28 선고 96누16179 판결 등 참조).회사 또는 노동조합과 무관한 외부 단체가 주최한 행사라 해도 위와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대법원은 포항시가 주최한 해변마라톤대회에 회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전직원이 참가하도록 회사가 지시했고 비용도 회사에서 부담했으며, 그 행사참가를 위한 준비연습에 참여하도록 지시한 경우 마라톤동호회 부회장이 마라톤 정기연습에 참가했다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례에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결한 사례가 있다(대법원 2009.5.14 선고 2009두58 판결 참조).4. 회식에서 발생한 싸움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사업주가 개최한 야유회 도중에 업무와 관련해 시비가 발생해 폭행이 발생한 경우라면 이는 업무수행 중 발생한 재해라 할 수 있다(대법원 2004.11.19 선고 2004두9166 판결 참조).그러나 회사가 주최한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폭행이라도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것이거나,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서울행정법원 2012.3.22 선고 2011구합38032 판결 참조).5. 회식 종료 후 귀가 중의 사고회식에서의 음주로 인해 귀가 중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실족해 재해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법원은 사업주 지배-관리하의 회식 과정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해 음주를 한 나머지 정상적인 거동이나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 이르렀고 그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 사망 등의 재해를 입게 되었다면 회식 중의 음주로 인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넓게 보고 있다.다만 과음행위가 사업주의 만류 또는 제지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자신의 독자적이고 자발적인 결단에 의해 이루어졌다거나 회식 또는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재해가 발생했다고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대법원 2008.10.9 선고 2008두9812 판결 ; 울산지방법원 2013.11.28 선고 2013구합394 판결 참조).6. 동호회 활동 중의 사고 회사가 동호인 모임을 조직해 지원해 주고 있으며 정기행사를 가져왔고, 미리 회사측에 일시-장소를 보고해 그 허락을 받아 동호회 정기행사를 개최했고, 소요경비도 회사로부터 지원받아왔고 행사에 불참하기 어려웠으며, 근무시간 종료 전에도 편의상 동호회 행사 개최가 허용되었다면 이는 회사의 업무수행의 연장행위로서 사회통념상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관리를 받는 상태하에 있었으므로 그 행사에 참가하는 동안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1997.8.29 선고 97누7271 판결 참조).동호회 활동 중의 사고와 관련해 대법원은 ① 축구동호회의 회원으로 있던 중 동호회 주최 축구시합에 참가했다가 갑자기 쓰러져 추정사인 '관상동맥 이상 등에 기인한 돌연성 심장사'로 사망한 사례에서 '사용자가 직원들에게 동호회 활동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동호회의 변동상황과 활동실적에 대해 그때마다 보고하게 했으며, 체력단련 관련 동호회에의 참가실적을 근무성적평정에 반영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축구동호회가 주최한 축구시합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사망과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바 있고(대법원 2009.7.9 선고 2007두6922 판결),② 회사내 낚시 동호회 행사에 참가했다가 귀가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례에서 '소외 회사는 종합광고제작회사로서 광고회사의 특성상 직원의 창의력을 높이고 새 아이디어를 내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자율적이고 개방된 분위기의 조성에 힘쓰고 있는데 그 한 가지 방법으로 회사내에 낚시회-볼링회-산악회와 같은 동호인 모임을 조직해 적극 지원해 주고 있는 사실, 위 망인이 낚시회의 회장이고 낚시행사가 있을 때에는 회사내에 행사의 공고를 해 회원뿐 아니라 전사원이 참여할 수 있게 한 사실, 위 낚시회는 매년 2회 정기행사를 가져왔고 이 사건 행사도 이러한 정기행사의 하나로 미리 회사측에 일시-장소를 보고하고 그 허락을 받았으며 소요경비 금 300,000원도 전액 적립된 지원금으로 충당했으며 참가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회사로부터 차량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참가희망자가 4명뿐이어서 승용차 한 대에 모두 탈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 차량지원을 요청하지 아니하고 회장인 위 망인이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참가자들을 인솔하게 된 사실, 위 망인은 이 사건 행사의 출발 직전 업무로 인해 피곤한 상태에 있었으나 회사가 이 사건 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자신이 중견간부로서 회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 사건 행사에 불참하기 어려웠던 사실, 이 사건 행사의 출발일은 금요일로서 18:00까지가 근무시간인데도 회사측의 승인하에 16:30에 출발했고 그 다음날은 토요일이지만 소외 회사에서는 휴무일인 사실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행사는 비록 참가인은 많지 않았지만 소외 회사의 업무수행의 연장행위로서 사회통념상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소외 회사인 관리를 받는 상태하에 있었으므로 그 행사에 참가하는 동안 발생한 이 사건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1997.8.29 선고 97누7271 판결).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