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평가제도가 승진, 보상, 교육·훈련, 인사이동 등 제반 인사관리제도와 유기적으로 연계돼 협력적 노사관계를 형성하는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목적고과와 같은 ‘평가 오류 바로잡기’가 선행돼야 한다.

저작시기 : 2009년 5월

본문내용

1. 기업 내부에서의 노사관계와 평가제도의 관계지난 5
월 발표된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 경쟁력 평가 순위에서 우리나라의 노사관계 생산성은 57개국 가운데 56위, 노동 유연성을 나타내는 해고 비용은 48위, 노동 분쟁 발생 건수는 38위를 기록했다. 물론 이러한 순위가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전면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노사관계 전략 수립과 그 실천을 통해 노사 협력이 전제된 선진적인 노사관계 구축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한편 금년까지 유예된 복수 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기업들이 노사관계 선진화를 추진하는 데 예상치 못한 이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은 금융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경영 전반의 노력들을 실시함에 있어 노사관계를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할 시점에 있다. ‘왜 우리의 노사관계가 대립적이고 비생산적인가’에 대해서 대체로 노사관계 각 주체들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 통상은 ① 제반 인사제도에 근로자가 수용성을 보이지 않을 경우 ② 단체교섭에서 근로자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사용자와 상반될 경우 ③ 정부 입법 방향에 따라 사용자의 경제적 부담이 증감하거나 근로자들의 근로 조건이 상향 또는 하향되는 경우, 기업 내부의 노사관계는 대립과 갈등을 겪는다. 노사관계 주체들로부터 나타나고 있는 갈등과 대립의 외형적인 현상들로부터 노사관계 문제의 원인을 찾기도 하지만 기업 사례를 살펴보면 노사관계 갈등의 출발점이 인사제도와 조직 관리 운영에 있는 경우가 많다.일반적으로 노사관계는 평가제도 등 인사제도를 실행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대립적 노사관계에서는 MBO같은 목표 관리 중심의 평가제도 개선이 근로자들의 반대로 어렵게 됨)을 미치며, 합리적인 인사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원만한 노사관계가 전제돼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평가제도 및 그와 연계한 보상제도 등을 설계하지만 인력 구조조정 중이거나 단체교섭 결렬과 같은 대립적 노사관계가 전개되는 상황에서는 인사제도 변경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립적 노사관계가 장기간 유지되는 기업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제도와 보상제도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한편 공정한 평가제도의 시행은 물론 합리적인 보상까지 실시되는 경우라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제도 운영이 직접적으로 노사관계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평가제도의 결과를 통해 근로자와 사용자간 상호 작용(코칭, 피드백이 결합)이 이뤄지면서 근로자 개인은 물론 노사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현실에서 파악되는 우리 기업들의 노사관계는 바다의 수면 위에 보이는 빙산의 최상단부에 해당하며, 평가제도는 수면 아래 위치해 사용자와 근로자가 상시적인 코칭과 피드백을 통해 상호 작용하면서 조직 내부의 업무 능률 향상과 동기 부여를 끊임없이 발생시키는 인사관리의 핵심적인 기능을 하게 된다.2. 평가제도와 기타 인사제도의 연계성 정도와 노사관계평가제도가 노사관계를 대립적으로 가져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 출발점은 평가제도를 현장에서 실제로 담당하는 평가자(사용자=관리자)에 있다. 평가자가 피평가자에 대한 코칭과 피드백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지 않아 피평가자의 업무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객관적인 평가 실행을 기대하기 어렵고, 평가제도 실행에 따른 통상적인 평가 오류들을 범하기 쉽다. 흔히 일어나는 평가 오류는 승진 등을 앞두고 발생하는 주관적이면서 목적적인 평가 방식에서 기인하는 것인데(관대화 경향), 승진 시기에 도달한 피평가자에 대해서는 해당 근로자의 평소 평가 결과보다는 상당히 후한 평가 등급을 부여하는 등 소위 ‘피평가자의 승진’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한 고과가 실시되는 경향이 많다(편의상 ‘목적고과’라 한다). 이에 따라 승진 체류 연수가 막바지에 도달해 승진을 목전에 둔 피평가자에게는 전례가 없는 우수한 평가 등급이 매겨지고, 상대적으로 동일 평가 단위에서 업무 성과가 우수한 근로자는 상대 평가 등급 부여(평가 등급을 평가 단위에 속한 인원 규모에 따라 비율로 할당하는 경우) 방식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승진자를 위해 평가 등급을 양보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그 후 승진이 이뤄진 피평가자는 다음 해에는 반대로 또 다른 승진자를 위해 하위 평가 등급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평가 방식의 오류를 반복하면서 관대화 경향의 평가 오류가 인사 관행으로 정착되기까지 한다.평가자로부터 출발한 목적고과 관행은 해를 거듭할수록 업무 성과와는 거리가 있는 평가 결과를 산출하게 되고, 평가를 매년 실시하더라도 개별 근로자들간 승진 소요 기간과 보상 격차가 크지 않은 현상들이 발생하게 된다. 일례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평가제도와 연계한 연봉제를 실시하면서도 동기 부여 효과가 없다고 불평하며 오히려 평가제도와 같은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는 호봉제를 그리워하는 현상은 평가제도의 잘못된 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목적고과는 기업이 고도 성장을 할 경우에는 조직 확대를 통해 승진 대상자를 크게 가져갈 수 있으므로 승진 적체에 따른 조직 갈등이 노사관계로 쉽게 전이되지 않지만 기업 경영이 저성장 기조에 놓이게 되면 승진은 이전보다 치열해질 수 있고, 임금 인상 재원 또한 부족하기 때문에 한정된 재원을 나눠 써야 하는 내부 경쟁 환경이 연출된다. 그럼에도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몸과 마음은 기존 평가 관행에 적응돼 있기 때문에 쉽게 평가 오류를 극복해 공정한 평가제도를 실행하기가 어렵고, 기존 인사 관행과 동일한 목적고과를 실시하게 된다. 이로 인해 승진뿐만 아니라 임금 상승폭 둔화로 앞서 승진자한 자보다 피해를 본다는 의식이 자리 잡게 되면서 동료간뿐만 아니라 상하급자간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전에는 관리자로부터 ‘내년에는 반드시 당신의 승진 차례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나 한 두 해 지나면서 자신의 현재 지위에 대한 두려움과(고용 불안) 함께 관리자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다. 굳이 노동조합이라는 집단적 목소리를 경유하지 않더라도 평가제도에 의해 평가 등급을 비자발적으로 양보한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불만들이 표출될 수 있다.특히 평가 결과가 승진이나 보상과 같은 다른 인사제도와 직접적으로 연동돼 있는 경우, 평가자의 평가 오류와 그에 따른 인사 관행의 결과가 다른 기타 인사제도에 반영되면서 승진이나 보상에 대한 불만을 증폭시키고 불공정한 평가를 실시한 관리자에게 사적인 감정이 쌓이게 된다. 평가자인 사용자와 피평가자인 근로자는 서로를 불신하게 되면서 기존의 평가제도와 연계한 인사노무관리(승진-보상-교육·훈련 등)의 실행에도 불구하고 동기 부여가 미흡하게 된다. 따라서 공정하지 못한 평가 결과에서 비롯된 평가자(사용자)와 피평가자(근로자)의 갈등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인사노무관리적 연결 고리(노무지휘권을 포함)를 약화시키고 과거 조직 갈등의 해결사인 관리자와(혹은 팀장)의 의사소통 또한 소극적이게 만든다. 이러한 조직 분위기에서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긴밀하게 협력하기보다 근로자는 사용자를 불신하고 사용자는 근로자를 관찰하고 감독하는 노사관계가 형성되며, 근로자들 스스로가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동조합의 집단적인 목소리를 활용하게 된다. 따라서 평가제도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 평가 결과가 승진이나 보상 등 다른 인사제도와 효과적으로 연계되지 않을 경우 노사간 거리만큼이나 협력적 노사관계 목표 달성도 멀어진다. 한편 평가제도가 잘못 운영됨으로써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와 다르게 처음부터 노사관계가 대립적으로 생성돼 노사간 신뢰가 미약한 상태(노사가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쟁의행위 상황에서 평가자인 관리자가 피평가자인 조합원을 평가하는 경우 혹은 평가제도 도입시 반드시 동의를 요하는 것은 아니나 경영상 이유에 의한 고용 조정을 예정하고 있는 기업에서 새로운 평가제도 도입하는 경우)에서는 평가제도의 효과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굳이 사례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3. 평가제도가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평가제도가 노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최근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특징적인 몇 가지 유형을 살펴보면 ① 평가제도 자체가 노동조합에 대립적 요인을 제공하는 경우 ② 평가 결과를 통해 성과가 저조한 근로자를 관리하면서 집단적 목소리가 발생하는 경우 ③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평가결과를 활용하는 경우 등이 있다.평가제도 자체가 노동조합에 대립적 요인을 제공하는 경우는 평가제도가 가지는 본연의 인사노무관리 기능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과 충돌하면서 노사관계에 영향을 준다. 사용자는 근로자들의 업적, 태도 및 능력(역량) 등을 파악해 효율적인 인력 운용을 도모하고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목표관리법(MBO) 등의 평가제도를 활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평가제도 자체가 노동조합의 입장에서는 근로 시간과 근로 활동을 통제하려는 수단으로 보는 경우가 있으며, 그러한 평가제도의 내용을 근로 조건과 동일시해 단체교섭의 협의 대상으로 제시함으로써 평가제도의 내용과 적용 대상 등에 대해 단체교섭을 실시하고, 그 결과 단체교섭 대상의 유무에서부터 평가제도의 세부적인 내용에 이르기까지 노사간 대립이 발생하면서 노사관계를 경색시키는 원인이 된다.업무 수행 역량과 목표 달성 정도(업적 성과)가 다른 근로자보다 부진한 근로자들이 연속적으로 하위 평가를 받는 경우 저성과자(또는 한계인력)라는 개념을 적용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역량이나 업적 향상을 위해 별도의 교육·훈련이나 인사이동을 실시함으로써 해당자에게는 패자부활의 기회를 부여하고 조직 분위기 쇄신을 도모하는 기업들이 최근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저성과자에 대해 평가를 적용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인사관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저성과자들이 평가결과를 수용하지 못함으로써 회사의 업무 지시에 반발하거나 노동조합 등을 통해 집단적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경우 정리해고 대상자 선발 기준은 노사간 성실한 협의를 통해 설정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정리해고 대상자 선발의 1차적 기준으로는 평가 결과를 활용하게 된다. 평가제도가 과거에 공정하게 운영되지 못함으로써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가 평소 미흡할 경우 평가 결과의 반영 여부와 비율 등을 놓고 노사간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4. 공정한 평가제도 구축을 통한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한 기업의 노사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기업 내외부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평가제도는 사용자(평가자)와 근로자(피평가자)간 상호 작용을 통해 운영되면서 노사관계를 대립적 또는 협력적으로 만드는 데 핵심이 된다. 따라서 역량 있는 인사 관리자는 기업 내부에서 나타나는 대립적인 노사관계의 해결 방안을 단체교섭이나 노사 각 주체의 이해관계에만 집중해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노사관계 하부에 위치하고 있는 평가제도와 조직 관리의 상호 작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노사 갈등의 근본 원인을 찾아 대응 방안을 세움으로써 협력적 노사관계 이행을 신속하게 가져갈 수 있다.평가제도가 승진, 보상, 교육·훈련, 인사이동 등 제반 인사관리제도와 유기적으로 연계돼 협력적 노사관계를 형성하는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목적고과와 같은 ‘평가 오류 바로잡기’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동일한 피평가자에 대해 각기 다른 평가자의 주관에 따라 상하위 평가 등급을 등락하는 평가 결과는 저성과자 선발 또는 정리해고 대상자 선발시 평가제도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며 향후 법률적 다툼에서 정당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평가 오류의 개선은 평가의 내용을 구체화(BSC기법 등을 활용)하거나 평가자의 평가 관리자 역량 강화를 통해 가능한데, 평가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관리자를 위한 평가 교육 시간 할애, 관리자 평가시 피평가자에 대한 평가 관리 역량을 반영하는 등 공정한 평가제도 관리를 위한 경영진의 일치된 행동이 필요하다. 한편 평가제도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모두 참여하는 제도이므로 근로자 입장에서도 기업에 고용된 이후부터는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을 권리와 동등하게 평가받아야 하는 의무도 발생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협력적인 노사관계는 선진적 노사관계에 가깝다. 그리고 선진적 노사관계를 구축한 기업은 법개정에 따라 복수 노조가 허용되고,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이 금지되며, 저성과자와 비정규직에 대해 인사제도를 적용하고, 기업 경영이 어려워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는 등 내외부의 조직 환경이 급변하는 경우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노사관계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종합해 볼 때,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노사관계 하부에 위치하면서 조직 관리와 노사관계에 가교 역할을 하는 공정한 평가제도 구축이 필요하며, 공정한 평가제도와 그 운영 주체인 평가자와 피평가자간 원활한 코칭과 피드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간 신뢰가 쌓이고 협력적 노사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