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기업의 인사담당자들과 인/적성 검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과연 인/적성 검사 결과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취업학원이 생길 정도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원자들은 입사성공을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전형에서부터 일반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시뮬레이션 면접까지 선발평가도구 별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인/적성 검사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서점에는 각종 인/적성 검사 대비 전략서가 빼곡히 진열돼 있고, 심지어 각 기업별 예상문제집까지 나와 있다. 지원자들은 실제 검사에서 자신의 성격이나 적성보다는 합격하기 위한 답변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성검사는 정해진 정답이 있고, 일정 시간동안 최대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최대수행검사이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시험처럼 많은 정답을 맞추기 위한 지원자들의 사전 노력과 그 결과를 능력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인성검사다.

저작시기 : 2009년 12월

본문내용

이헌주ORP연구소 수석연구원hjlee@orp.biz기업
의 인사담당자들과 인/적성 검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과연 인/적성 검사 결과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취업학원이 생길 정도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원자들은 입사성공을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전형에서부터 일반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시뮬레이션 면접까지 선발평가도구 별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인/적성 검사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서점에는 각종 인/적성 검사 대비 전략서가 빼곡히 진열돼 있고, 심지어 각 기업별 예상문제집까지 나와 있다. 지원자들은 실제 검사에서 자신의 성격이나 적성보다는 합격하기 위한 답변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성검사는 정해진 정답이 있고, 일정 시간동안 최대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최대수행검사이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시험처럼 많은 정답을 맞추기 위한 지원자들의 사전 노력과 그 결과를 능력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인성검사다. 인성검사는 지원자들의 성격이 좋은지 나쁜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인재상, 조직문화, 미래비전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다. 때문에 검사 문항 각각에 어떻게 응답해야 한다는 정답이 정해져 있기 보다는 검사 전체적인 응답패턴을 통해 지원자의 성격을 추론하고, 우리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 성격 프로파일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비교해야 한다. 하지만 선발장면에서 지원자들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실대로 응답하지 않은 경우, 그 검사 결과인 지원자의 성격을 그대로 믿거나 사용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 적성검사에서 언어추리능력검사 점수가 높게 나온 지원자는 ‘언어추리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미리 준비한 인성검사 응답 전략에 따라 그 회사 인재상에 적합하도록 자신을 꾸며 대답한 지원자의 성격(검사 결과)이 정말 ‘적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처럼 지원자가 선발장면에서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검사에 거짓으로 응답하는 것을 응답왜곡(faking), 또는 거짓응답이라고 하며, 실제로 인사담당자들의 걱정만큼, 혹은 그 이상 지원자들은 성공적으로 응답왜곡을 한다. 일반적인 응답왜곡 대응 전략일반적으로 주요 인성검사들이 사용하는 응답왜곡 대응 전략은 타당화 척도를 사용해 검사 점수를 교정하거나 응답왜곡이 감지된 경우 해당 지원자의 검사 결과를 무효화, 또는 해석에 주의하도록 하는 것이다. 검사에 따라 타당화 척도명을 다르게 부르기도 하지만, 주로 사회적 바람직성(Social Desirability) 척도를 사용한다. 사회적 바람직성 척도는 누가 봐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모습, 호의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응답한 것인지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문항들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나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라는 질문에 5점 척도 중 5점(매우 그렇다)을 선택한 경우, 해당 지원자가 지나치게 바람직하게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단 하나의 문항이 아니라 검사 중간에 여러 문항이 포함돼 있고, 그 문항들에 대한 응답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응답왜곡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정말 그런 사람이라면 어떨까. 실제 매우 성실하고 순응적이며, 협조적인 사람은 솔직한 응답으로 높은 사회적 바람직성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 지원자의 검사결과는 정직하게 만들어 진 것이지만, 응답왜곡으로 판단돼 점수가 교정되거나, 무효화 될 수 있다. 오히려 점수(결과)를 왜곡하게 된 것이다. 또한 사회적 바람직성 척도를 통한 점수교정은 통계적인 조건(억제변인으로서의 자격)을 충족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그 밖에도 타당화 척도를 사용한 응답왜곡 탐지 및 교정에 대해 반대하는 여러 학자들의 비판이 존재하지만 사용의 편의성과 통계적 증거확보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여전히 사회적 바람직성 척도는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검사 형식을 통한 대응 전략지원자들의 응답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검사 형식 자체를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인/적성 검사의 종류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성검사의 문항형식을 구분해 설명한 적이 있다. 그 중 Ipsative(강제선택) 형식은 그 기원 자체가 지원자들의 응답왜곡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Ipsative 형식의 검사에서는 2~4개 질문 문항이 하나의 세트로 제시되고, 이 가운데 자신과 가장 가까운 것 하나와 가장 먼 것 하나를 고르게 한다. 이때 문항 세트 내에 포함된 질문 문항들은 사전 조사를 통해 서로 동일한 수준의 사회적 바람직성을 갖도록 구성된다. 이를 통해 사회적 바람직성에 의한 응답왜곡은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Ipsative 형식에 대해서도 여러 비판이 있고, 통계적인 검증 방법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선발장면에서 지원자들의 응답왜곡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인/적성 검사에 대한 연재의 마지막으로 응답왜곡 대응 전략을 선택한 것은 인사 담당자들의 고민만큼이나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분분하고, 아직까지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타당화 척도를 사용하든 Ipsative 형식을 사용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자들이 입사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인사담당자들도 그들을 제대로 평가하고 제대로 선발하기 위해 그 이상의 고민과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사의 인재상에 적합한 인재, 조직문화와 미래비전에 어울리는 인재, 그리고 우수한 성과를 달성할 핵심인재, 제대로 만들어진 인/적성 검사를 선택하기 위한 인사담당자들의 노력에서부터 시작된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