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그림책과 단행본을 160여권 출간하고 공연/뮤지컬 등에서 일러스트&디자인 작업을 한 최민주 작가.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진 최 작가는 7년 전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미술 수업에는 그림 실력이 필요하지 않단다. 다만, 열린 마음과 열린 생각이 필요할 뿐이라는 것. 국내 여러 기업에서 예술 강의를 펼치고 있는 최민주 작가를 만나 기업교육과 미술을 만났을 때의 시너지를 들어봤다.

저작시기 : 2012년 5월

본문내용

미술과 기업교육의 결합, 사례와 효과‘낙서가 그림이 되
는 순간, 소통이 시작됩니다’ 그림책과 단행본을 160여권 출간하고 공연/뮤지컬 등에서 일러스트&디자인 작업을 한 최민주 작가.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진 최 작가는 7년 전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미술 수업에는 그림 실력이 필요하지 않단다. 다만, 열린 마음과 열린 생각이 필요할 뿐이라는 것. 국내 여러 기업에서 예술 강의를 펼치고 있는 최민주 작가를 만나 기업교육과 미술을 만났을 때의 시너지를 들어봤다.최근 들어 많은 기업에서 교육 프로그램에 예술을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최근 기업에서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지면서 교육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외국의 베스트 사례만을 쫓거나 프로그램 도입에 급급했죠. 하지만 소통에 있어서는 화려한 프로그램보다는 마음을 깨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이에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예술’입니다. 그 중에서도 미술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창이 됩니다. 그림을 통해 언어가 교류되다 보면 전혀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고 소통하게 되는 거죠. 낙서 같은 그림으로 장난 같은 이야기가 오고가는 듯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이 표현되고 관계가 형성됩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창의성도 미술 교육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미술을 통해 상상력을 표현하고 그 표현에 따라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거죠. 예술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을 깨도록 도와줍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예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직문화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기업교육에서 미술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까.기업교육을 시작한 것은 7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 전부터 어린이, 대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기업 교육에 미술 프로그램을 접목하여 진행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게 된 거죠. 그렇게 시작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120여 군데가 넘는 곳에서 강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제 강의에서는 총 8단계에 걸쳐서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이때는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림 실력보다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아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죠.첫 번째 단계는 눈을 감고 상상의 드로잉을 펼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바로 뇌를 깨는 시간이죠. 우리의 뇌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굳어져가고 있습니다. 원 테이블에 앉아 동료들과 대화를 통해 질문하고 답을 하면서 남과 다른 표현법을 찾게 됩니다. 두 번째 단계는 눈을 감고 자신의 현재, 과거, 미래를 생각합니다. 내가 만약 서른이라면 서른의 과거가 있고, 그 이후의 미래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 현재에서 과거와 미래를 그림 그리듯이 상상하는 것입니다. 그럼 파편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있을텐데 그때 떠오르는 단어를 바로바로 적어 냅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 다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그 다음에는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작은 단어를 가지고 아이콘을 그리는 것입니다. 이때에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생각이 많아지면 우리 뇌는 복잡하게 그림을 그리려고 하고, 그 생각이 자신을 지배하곤 합니다. 따라서 속도감을 주면서 작업을 시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뇌가 움직이게 되고 낙서가 그림이 됐을 때쯤 자신의 인생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됩니다. 서로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 오픈하게 되는 거죠.그 후로도 몇 단계를 더 거치면 처음의 낙서는 한 장의 멋진 그림이 됩니다. 혹 그림이 멋지지 않더라도 그 속에 사진의 인생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한 장의 그림이 됩니다. 이러한 수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이 있습니까.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성향이 나타납니다. 어떤 사람은 수채화처럼 부드러운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는 식의 하드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타인에게 자연스럽게 본인의 모습을 드러내는 거죠. 함께 그림을 그렸던 사람들은 끈끈한 정을 느끼게 되고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됩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만 단순히 그림 한 장만을 그리는 것이 아닌 우리가 만든 아이콘을 결합시키는 과정입니다. 나의 지난 과거와 미래를 결합시키는 것이죠. 그 결합이 중요합니다. 결합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합니다. 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것, 그 힘이 조직에서는 성과로 창출되겠죠. 성공한 사람은 비록 캠퍼스에 그림을 그리지는 않더라도 머릿속으로는 그림을 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그림대로 실천해가지요. 교육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변화를 일으킨 곳이 있는지요. 대표적인 기업이 포스코입니다. 이 곳은 제가 처음으로 기업 강의를 시작한 곳이기도 합니다. 포스코에서는 처음에 임원들을 대상으로 아트수업이 진행됐습니다. 위에서부터 변화를 경험한 것이죠. 후에는 차츰차츰 직원들로 교육이 퍼져갔으며 결국 ‘포레카’라는 결과물까지 만들어졌습니다. 포레카는 선릉의 포스코 본사 한 층 전체를 직원들의 놀이터로 만든 공간입니다. 직원들은 의무적으로 이곳에서 ‘놀아야’하며 다양한 강의를 받기도 합니다. 결국 위에서부터 생각을 바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포스코의 변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최근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낮에 활동하고 밤이 돼야 만나는 생활패턴에 길들여져 가는 만큼 가족 친화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붕어빵 프로그램, 거미줄의 상상드로잉 등과 같은 직원 자녀 대상 프로그램이 시작된 계기입니다. 포스코는 쇠를 만들 때 담금질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녹이는 작업을 하듯이 직원들의 마음을 읽고 녹여주는 조직문화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예술 교육이 모든 기업에서 성공하지는 않았을 듯한데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무엇보다 지속성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한번해서 변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일회성으론 힘들죠. 다양한 방법으로 끊임없이 시도한다면 생각이 좀 더 자유로워지고 표현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변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오감의 만족을 주는 프로그램을 실행한다면 달라지는 모습이 보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앞으로는 결합의 시대입니다. 이미 선진국이나 앞서가는 기업에서는 이를 실천하고 있지요. 예술 자체로 돈을 벌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현재 다루고 있는 업에 예술을 결합했을 때 새로운 창조물이 완성이 되고 보다 앞선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죠. 회계 업무를 하더라도 예술을 알아야 하고, IT를 해도 미술을 알아야 합니다. 미술 수업을 듣고 화가가 되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 속에 있는 상상력 코드를 결합하라고 말합니다. 딱딱한 조직에서 이들의 결합이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생길 것입니다. 주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습니까.일상의 모든 것이 아이디어고, 그림이고, 새로움입니다. 항상 자세히 보려고 노력하고 새롭게 보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조선시대 벼루를 7년 동안 300개 정도 모았습니다. 먹을 갈면서 묵향을 내며 수업을 하고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사람들의 의식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엉뚱한 생각일지 몰라도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의 앵글은 그림책, 교육프로그램, 공연무대 이 세 가지입니다. 현재 대본을 쓰고 강의를 하고 공연물을 만듭니다. 언젠가는 이 세 가지 틀이 트라이앵글처럼 움직이는 날이 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교육이 현장에서 이뤄지고 책으로도 만날 수 있고, 공연으로도 볼 수 있게 되겠죠. 정은혜 기자 Jung@hrinsight.co.kr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