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3M의 직원들은 하나의 조직이나 지휘체계로부터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라기보다 본사와 자회사 조직의 의견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일을 한다. 따라서 자연스레 보다 많은 권한이 위임되고 협상과 조율을 통해 스스로 갈등과 제약을 해소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환경이 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면서도 스스로 일하게 만든다.

저작시기 : 2013년 8월

본문내용

이 준 혁한국3M 인사팀 팀장jlee5@mmm.com굳
이 이제는 식상해진 X-Y이론, 메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 등의 거창한 이론적 근거를 들지 않더라도 직원 스스로 자신의 일에 몰입하여 스스로 내적인 동기부여를 받아 일을 할 때 나오는 성과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월등하다는 것은 조직의 리더, 인사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해는 동쪽에는 뜬다’라는 것만큼 자명한 명제가 된 지 오래이다.하지만 일견 자명해 보이는 ‘스스로 일하게 하라!’라는 명제도 조직과 리더의 입장에선 치명적인 맹점을 가질 수 있는데 바로 ‘방향성’과 관련된 함정이다. 직원들이 제아무리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몰입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쏟아 붓는 노력과 열정이 조직과 리더가 가고자 하는 목표와 방향이 일치하지 않으면 기업과 직원 모두 자원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결과만을 가져올 뿐이다.통일된 비전과 6개의 주요 전략위의 방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의 기업과 조직은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그 지향점을 선언하는데 3M은 방향성 정렬(Alignment)이라는 면에서 매우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많은 회사가 전사적인 비전과 함께 각 단위부서, 하위조직의 개별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3M은 하나의 비전과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한 6개의 주요 전략을 전사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이나 단위 조직에 관계없이 3M의 구성원은 분명한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그들의 노력을 쏟아 부을 수 있다.통일된 비전과 함께 비전을 이루기 위한 6개의 주요 전략도 직원들이 속한 조직 업무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므로 직원들은 스스로 전사적인 주요 전략들에 맞춰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을 기울일 목표를 설정하는 나침반으로 삼을 수 있다.성과관리 프로세스에 녹아 든 자율과 권한 위임스스로 일을 하기 위해서 직원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업무의 목표를 결정하는데 자신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는 지의 여부와 결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권한이 위임되고 자율성이 허용되는가 하는 점이다.3M에서 자율과 권한 위임은 임직원성과평정(Employee Performance Review, EPR)이라 불리는 직원들의 성과관리를 위한 프로세스에도 반영되어 있다. 3M에 입사하는 직원들은 매년 초 시작되는 성과평정 프로세스를 위해 처음으로 EPR 양식을 열어보고 당황하는 경우가 있는데, EPR 양식의 목표 설정란이 미리 정해진 몇 가지의 목표나 측정 대상이 기입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공란으로 비어 있다는 점이다.직원들은 이 빈 목표(Goal)란을 스스로 설정한 3~5가지 정도의 목표로 채워야 하는데 이 때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오로지 SMARTS로 표현되는 구체적(Specific)이고, 측정 가능(Measurable)하고, 달성 가능(Attainable)하면서도 현실적(Reasonable)이며,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진(Time-based), 그러면서 동시에 도전적인(Stretch)인 것이어야 한다는 여섯 가지 목표 설정 원칙뿐이다.직원들은 위에서 얘기한 통일된 비전과 전략에 부합하는 자신만의 업무 목표를 위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 설정하기에 목표 설정 단계부터 상당한 자율과 권한 위임을 받는다. 이렇게 스스로 설정한 목표가 설정된 후에 상사에게 제출하고 상사는 직원이 작성한 목표를 부서의 목표와 우선순위에 부합하는지 검토하여 피드백을 하고 조정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상사가 설정한 일방적인 목표가 전달되는 일반적인 과정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또한 많은 수의 목표를 설정하도록 요구 받지 않고 상사와 협의된 3~5가지 정도의 핵심적인 우선순위의 목표에만 집중하게 되고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수단을 결정하는 권한이 직원에게 부여되므로 직원들은 ‘스스로’ 일을 하는 환경에 자연스레 노출되게 된다.스스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직원이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했다고 하더라도 직원들이 스스로 일을 하고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키워나가기 위한 도움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권한 위임이라기보다 유기에 가깝다 할 수 있다.3M에서 상사는 직원이 스스로 일을 해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치의 역할을 함께 요구 받는다. 상사는 임직원성과평정과 함께 동일한 주기로 직원의 개인능력개발계획(IDP)을 함께 검토하고 적절한 지원을 한다. 직원들은 적절한 자기개발을 위한 계획을 매년 작성하고 상사와 이를 협의하는데 이 개발계획의 구성은 70%는 직무에 기반한 학습, 20%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한 학습, 10%는 공식적인 학습과 훈련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개발계획의 대부분이 직무를 통해서 학습하거나 3M 내외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일을 하고 그를 통해 자기 개발을 함께 이루도록 하여 일을 통한 개인의 성장과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문화와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스스로 일을 하도록 하는 환경3M은 직원들이 스스로 일을 하게 되는 독특한 환경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이는 바로 3M이 가지는 두 가지 특수성에 기인한다.첫 번째 특수성은 3M의 매트릭스 조직구조이다. 3M은 서비스하는 산업분야별로 사업본부가 나뉘어 있고 자회사 별로 본사와 동일하거나 거의 유사한 사업본부와 지원본부로 조직되어 있다. 이와 동시에 각 사업본부와 지원본부는 국가, 지역 단위의 자회사 경영진 중심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따라서 직원들은 해당 부서의 본사 조직의 영향과 자회사의 경영진의 영향을 모두 받게 되고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본사와 자회사의 관련 부서와 경영진 모두의 지원과 협업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직원들은 하나의 조직이나 지휘체계로부터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라기보다 본사와 자회사 조직의 의견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일을 하게 되므로 자연스레 보다 많은 권한이 위임되고 협상과 조율을 통해 스스로 갈등과 제약을 해소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또 다른 3M의 특수성은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품이 매우 다양하고 많다는 점이다. 3M은 특정한 산업분야에 국한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걸쳐 6만 5,000가지가 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러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자연스레 특정 제품군과 사업 분야를 담당하는 직원의 철저한 전문성을 요구하게 되고 상사나 상위 조직이 업무의 세세한 분야에 개입하고 간섭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결국 3M의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자연스레 직원에게 자율성과 많은 권한을 부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스스로 한 일에 대한 보상직원이 스스로 일을 하도록 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보상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3M도 직원들에 대한 다양한 인정과 보상 프로그램이 있고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하지만 직원이 자율성과 권한을 가지고 일을 하더라도 때로는 실패를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성공에 대한 보상보다는 오히려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는지가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스스로 일을 하게 하도록 하는데 있어서 더 중요하다.스스로 일을 진행하다 발생하는 선의의 실패를 3M은 어떻게 다루는지 재미있는 시상프로그램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한국쓰리엠의 연구소에는 First Penguin Award라는 독특한 시상제도가 존재한다. 펭귄무리가 바다를 앞둔 절벽에서 천적과 포식자가 존재하는 그러나 동시에 생존에 필요한 먹이가 존재하는 바다로 뛰어들기를 주저하고 있다가 처음으로 한 마리의 펭귄이 바다로 뛰어들면 다른 펭귄들이 뒤이어 바다로 뛰어든다. 처음 바다로 뛰어든 펭귄은 포식자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지만 그 시도는 무리를 모두 바다로 뛰어들게 하는 용기를 제공한다.First Penguin Award는 바로 연구소에서 처음 바다로 뛰어드는 펭귄의 용기 있는 시도처럼 비록 실패했더라도 인정받을 만한 시도를 한 직원을 시상한다. 바로 그 해 연구소에서 시도한 모든 프로젝트들 중 가장 크게 실패한 프로젝트의 팀원들을 시상하는 제도다.직원 스스로 주도한 프로젝트가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 실패에서 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영진과 직원이 만드는 보이지 않는 문화와 공유된 가치야 말로 3M이 직원 스스로 일할 수 있는 회사가 된 비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