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사내정치에 대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대다수가 ‘사내정치는 나와 조직 전체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83.7%가 대답했다. ‘조정 및 줄서기식 사내정치가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조직에서 사내정치가 만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가 있으면 해법도 있는 법, 사내정치를 줄이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저작시기 : 2013년 9월

본문내용

정 인 호VC경영연구소 대표ijeong13@naver.
com 사내정치에 대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대다수가 ‘사내정치는 나와 조직 전체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83.7%가 대답했다. ‘조정 및 줄서기식 사내정치가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조직에서 사내정치가 만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가 있으면 해법도 있는 법, 사내정치를 줄이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60:1의 경쟁률을 뚫고 그토록 입사하고 싶었던 대기업의 HR부서에 입사한 최 사원. 입사 후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12년간 열심히 일만 한 최 사원은 지금은 과장으로 승진해 HR부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운 좋게도 그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상사를 만나 회사생활은 승승장구의 연속이었다. 더구나 높지 않은 연차에도 불구하고 HR부서 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의 프로젝트 팀 리더 역할을 하면서 조직 내 다양한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이 되었다.사실 최 과장에게 다양한 기회를 준 사람은 그의 3년 대학 선배인 박 본부장이다. 종종 임원들의 회식이나 식사 자리에도 최 과장을 불러 “회사에 꼭 필요한 친구”라며 소개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 번을 함께 어울리다 보니 최 과장은 자연스럽게 박 본부장의 라인으로 분류됐다. 그래서 다른 직원이 박 본부장의 일을 물어보면 기분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대학 선배가 상사로 있어서 든든했다.그러던 어느 날 최 과장은 구매담당 부서로 인사발령이 났다. 사전에 단 한 번의 면담이나 언질도 없었던 깜짝 인사여서 최 과장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에 귀천이 어디 있겠냐’며 좋게 생각하고 있던 중 동료가 와서 “최 과장! 앞으로 이제 힘들겠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세부 사안을 알아보니 최근 최 과장의 상사인 박 본부장이 사내 파벌싸움에서 밀렸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 역시 지방 사업소의 한직으로 밀려났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최 과장을 더욱 분통 터지게 만드는 것은 조직개편으로 새로 요직에 자리 잡은 사람들이 무능하고 정치만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최 과장은 '일 잘하는 사람들을 죄다 쳐내고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수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도 '하지만 어쩌겠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청춘을 바친 회사지만 이제는 계속 남아 있을 애정도 의욕도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1,058명을 대상으로 사내정치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중 ‘대립·갈등, 조정·줄서기 등 사내정치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6.2%에 달했다. 이러한 통계 결과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조정 및 줄서기식 사내정치가 만연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또한 사내정치에 대한 의향을 묻는 질문에 ‘나에게도 필요 없고, 조직에도 도움이 안 된다’라는 의견이 절반(49.8%)에 가까웠으며, ‘나에게는 필요하지만 조직에는 도움이 안 된다’라는 의견은 33.9%로 나와 조직 전체적으로 ‘사내정치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83.7%를 육박했다. 이처럼 ‘조정 및 줄서기식 사내정치가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조직에서 사내정치가 만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문제가 있으면 해법도 있는 법, 다음의 네 가지를 제시한다.개인 능력이 성과가 되는 인사제도를 마련하라무조건 직장 내의 라인이나 파벌에 편입하려 애쓰기보다 개인의 능력으로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사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옛말에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남 탓)” 이란 속담이 있다. 일이 술술 풀려서 마음먹은 대로 잘 되면 내가 잘한 덕분이고 일이 어긋나고 매듭이 잘 안 풀리면 남의 탓으로 핑계를 둘러대는 심사를 빗댄 속담이다. 잘못된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버릇은 어제 오늘에 시작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요즘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줄서기(사내정치)를 잘해서 성과가 높은 상사 쪽으로만 붙어서 사는 조직 내 정치인이 많다. 이들은 국민의 표는 받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수준이 매우 높다. 상황이 나쁘다 싶으면 재빨리 라인을 갈아탄다. 책임전가는 기본이고 잘못을 분산시킬만한 장치를 미리 마련해 둔다. 이런 사람들은 해당 직무나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 투자하기 보다 개인의 욕구를 채우기에 급급하다.이런 경우 업무평가 시스템을 바꿔야한다. 팀 프로젝트의 경우 본인의 역할, 그에 대한 개인 실적과 결과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야하며, 다른 팀원의 의견을 들어 당초 계획만큼 의욕적으로 일을 수행했는지 체크해야 한다. 주목할 점은 개인평가 점수 중 개인 실적 달성도뿐만 아니라 동료의 평가에 대한 기준을 추가하거나 가중치를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다수의 목소리를 평가에 반영하여 사내정치가 원활하지 않은 조직문화를 사전에 조성해야 한다. 또한 조직 내 사내정치 행위의 기준을 만들어 이에 준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 인사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사내정치를 즐기는 사람은 자신의 평가에 매우 민감한 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재미(在美)작가 김은국(金恩國)은 자신의 영문소설 ‘로스트 네임즈’를 ‘빼앗긴 이름’이 아니라 ‘잃어버린 이름’으로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빼앗긴 이름’이라고 하면 남에 대한 원한 밖에 남는 것이 없지만 ‘잃어버린 이름’이라고 하면 나의 책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의미는 빼앗겼다고 남을 탓하기 전에 잃어버린 자신의 무능력부터 반성하자는 얘기다. 위 사례의 결과, 박 본부장과 최 과장이 떠난 자리에는 무능하고 눈치로 일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꿰찼다. 무능하고 눈치로 일하는 사람이 원망스럽겠지만 정작 최 과장 자신도 사내정치의 중심에 있었음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직급을 단순화 시켜라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사내정치가 왜 생기는지 먼저 알아야한다. 우리나라 조직의 역사를 살펴보면 유신시대의 군대 모델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대식 모델은 이후 우리나라 기업의 기본적 조직구조로 자리 잡으면서 위계구조와 철저한 계급화를 양산했다. 특히, 타율적 강제와 계급화로 인해 좀 더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개인이 서로 충돌하게 됐다. 이들이 충돌하는 이유는 군대식 구조에서는 최상층 계급만이 자율성을 가지고 있기에 그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던 것이다.지금의 조직 구조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되었고 조직 내에서는 경쟁에서 이긴 사람들의 우선순위를 매기기 위해 ‘평가’제도를 도입하였다. 이 평가의 주체가 경영자 한 사람으로 국한되면서 소위 ‘사장님께 잘 보이기 위해’ 조직 구성원간 파벌이 생기고 자연적으로 사내정치가 나타나게 됐다.해결책은 없을까? 위에서 제시한 것처럼 업무평가 시스템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직급체계를 단순화 시키는 것이다. 일정 수준이 되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직급체계를 단순화하여 수직적 조직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 IMF 구제금융 이후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유동성과 불확실성으로 기업 경영 유연성에 대한 압력이 높아졌다. 복잡한 직급체계와 수직적 조직구조에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가 없다. 경영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일본의 ‘미라이 공업’이다. 이 회사에서는 팀장이나 진급자를 선발할 때 직원들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 이를 선풍기 바람에 날려 가장 멀리 날아간 종이쪽지에 이름이 쓰인 직원을 뽑는다. 그리고 사장은이렇게 얘기한다. “내 생각에는 과장 일은 다 할 수 있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 모두 학교를 다녔으니깐...” 이후 미라이 공업은 계급이 사라지고, 나이가 많든 적든, 경력이 많든 적든 모든 직원이 동등한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그 결과 실용신안과 의장 등이 신청 중인 것까지 포함해서 총 2,300여건이 넘는다. 1년에 90건, 일주일에 2건씩 직원들의 머리에서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솟아나기 때문이다. 직급체계를 단순화 시켰다면 이제는 최고의 위치인 임원의 자리가 그렇게 특별한 자리가 아님을 인지시켜야 한다. 독일에서는 손님이 오면 임원이 직접 차를 내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직책의 고하는 단순히 업무의 영역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할 뿐 상사에게 지시나 명령을 내릴 권한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직급이 올라가면 봉급은 올라가는 만큼 책임도 무거워지기 때문에 아예 승진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변화된 직급체계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다면, 동등한 관계, 자율성이 보장되며 무엇보다 해당 위치에서 주체적인 태도로 일할 수 있다.일과 사람, 사실과 감정을 분리하라조직 내 갈등이나 조정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다루어야 할 대상은 사람이 아닌 일이나 사실 그 자체다. 특히 갈등이 고조될 때 상호간 이해관계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때로는 기분이 상하기도 하고 모욕을 느끼기도 한다. 이는 문제해결의 결론을 당사자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끌어가고자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오해와 편견은 더욱 굳어지고 때로는 상대방에게 역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불가능해지며 상대와의 신뢰관계도 깨지게 되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된다.하버드대학교 로저 피셔(Roger Fisher) 교수는 복잡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려면 “사람과 문제(일)를 분리해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예컨대 중요한 문제를 신속하게 결말지어야 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 정해진 기간 내에 프로젝트를 먼저 끝내고 나서 팀원 간의 감정적인 문제는 나중에 별도의 시간을 가지고 해결해가야 한다.문제는 과연 갈등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과 사람을 분리해서 판단하고 생각할 수 있느냐’이다. 대부분의 갈등이나 의사결정은 인간관계와 뒤섞이는 경향이 강해 쉽게 사람과 일을 분리하기 쉽지 않다. 상기 예시처럼 최 과장도 일 외적인 문제 즉, ‘사내정치를 하는 사람 때문에 내가 좌천된 거야’라는 부정적인 감정과 사람의 문제를 드러냄으로써 극단적인 결론을 맞이하게 되었다.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사실과 감정을 분리할 수 있을까?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상대방이 보는 그대로의 상황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당신이 상대방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 한다면, 상대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곧 그 문제에 동의한다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견해와 감정을 잘 이해함으로써 갈등의 폭을 좁힐 수 있고 문제해결에 대한 대화의 장이 넓혀져 서로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 고객을 대하듯 내부직원을 대하라고객과 싸우는 사람은 흔치 않다. 아무리 억울하고 부당해도 고객과는 잘 싸우지 않는다. 이는 고객이 회사한테 주는 부가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다.직장 동료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가 마음에 안 들뿐더러 갈등관계에 있다고 하더라고 그를 내부 고객으로 생각해야 한다. 한바탕 붙는 것보다 관점을 전환해 상대방의 욕구를 이해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갈등관계가 있을 때마다 싸우게 된다면 감정은 더욱 폭발할 뿐만 아니라 상대는 당신의 적으로 돌아서 언젠가는 당신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이다.위 사례에서 평소 최 과장이 다른 박 본부장뿐만 아니라 다른 임원이나 직원들과 원활한 관계가 형성했다면 어땠을까? 사람 마음의 크기는 밥그릇과 국그릇처럼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 직원들과 관심을 갖고 그들의 성과에 아낌없는 박수와 칭찬을 해준다면 그 사람의 마음 그릇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명심해야 한다. 어떤 조직을 가던 당신을 사내정치의 재물로 이용하려는 동료, 상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욱하다가는 일할 곳을 제대로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몸을 낮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웃는 얼굴로 정성을 다해야한다. 화로 일관한다면 당신의 인생이 너무 불쌍하지 않을까?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