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콜센터, 판매직 등 일부 고객대면 직군에서 불고 있는 감정노동 이슈의 본질은 HR이 직원의 정서적 스트레스 관리까지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제도가 있더라도 직원이 업무상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낀다면 몰입을 못해 업무 성취도가 낮을 뿐더러 조직문화까지 해칠 수 있다. 지난해 직장 스트레스 검사를 의무화 한 일본 정부의 조치도 이런 의식을 반영한다...

저작시기 : 2015년 3월

본문내용

콜센터, 판매직 등 일부 고객대면 직군에서 불고 있는
감정노동 이슈의 본질은 HR이 직원의 정서적 스트레스 관리까지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제도가 있더라도 직원이 업무상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낀다면 몰입을 못해 업무 성취도가 낮을 뿐더러 조직문화까지 해칠 수 있다. 지난해 직장 스트레스 검사를 의무화 한 일본 정부의 조치도 이런 의식을 반영한다.작년 12월 일본 정부는 직원 50명 이상의 사업장에게 직원 스트레스 검사 의무화를 명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2011년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우울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이 95만 8천여 명에 이르며 이는 15년 전에 비해 2.2배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퇴직이나 1개월 이상의 휴직자가 있는 기업이 전체 사업장의 10%에 달했고 이에 일본은 2013년 노동안전위생법에 따라 기업에게 일 년에 한 번 이상 직원 스트레스 검사를 실시하게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이번 실행 의무화 조치로 사업주는 직원 스트레스 검사를 실시해 본인에게 결과를 직접 통보하고, 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국내에서도 최근 감정노동자 문제가 표면화 되면서 그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여러 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그 중 하나는 폭행 및 폭언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일정시간을 의무적으로 쉬게 한다는 내용이다. 휴게시간 증가는 대체인력 확충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높이는 측면이 커 실효성에 의문이 많다는 경영계의 비판도 있다. 일각에서는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업무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법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올 하반기 정신적 산재 인정 기준 마련감정노동자 피해 문제는 애초에 그 보호 기준이 미비했던 국내 현실에 기인한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육체적 재해를 상회하는 피해를 낳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법제 하에서 근로 중 생긴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대한 산재를 인정받기 힘들다. 서비스업으로 재편되고 있는 산업구조에 법규가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에 업무상 생긴 정신질환에 대한 인정기준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일본은 1999년 이런 기준을 마련했다.정신적 질환에 대해 최근 이례적으로 아파트 주민과의 갈등으로 분신자살한 경비노동자를 감정노동으로 인한 산업인재로 인정하긴 했지만, 보험사 직원이 고객 응대 과정에서 생긴 공황장애에 대해선 산재가 인정되지 않았다. 공황장애가 업무상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발생했다는 것과 같이 감정노동으로 인한 업무상 질병은 입증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되는 경우가 많다.국내의 감정노동자는 740만 명까지 추산되는데 이는 전체 근로자의 40%에 이르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콜센터나 유통판매직 등 서비스업종을 기반으로 추산한 것이고 앞선 경비원과 같이 비서비스업종에서도 감정노동의 여지는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전체 산재 인정 건수에서 감정노동이 차지하는 수치는 상당히 낮다. 지난해 총 산재 인정 건수 9만 900여 건 가운데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산재는 뇌심혈관계질환 676건, 자살 14건과 같이 그 비중이 매우 낮으며 그것도 생명을 잃거나 장애가 생겼을 정도로 피해가 큰 경우에만 인정됐다.이에 고용노동부는 올 하반기까지 감정노동자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을 마련해 산재 인정 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종래 산재 인정이 어렵던 스트레스로 인한 심혈관계질환과 우울증도 산재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이런 법적 기준 마련 못지않게 근로환경 개선이란 HR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은 '한국형 감정노동 평가도구'를 개발해 활용성 여부를 검증 중이다. 이는 감정노동의 정도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개선안을 마련하려는 의도다. 또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와 합동으로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우수기업 사례를 모아 직원 감정관리를 위한 노하우를 홍보 중이다. 그 가운데 대표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NH농협은행 - 상담사 보호를 위한 방어권 부여NH농협은행은 고객상담 업무를 하는 텔러 및 콜센터 직원의 감정노동 강도를 낮추기 위한 업무환경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업의 특성상 고객의 무리한 요구에도 감정을 절제하다보니 직원들이 우울증-화병-대인공포증-공황장애 등 정신과적 질환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은 감정노동자는 사내 약자에 해당하는 부하직원에게 짜증을 내거나 화풀이를 하는 공격성을 보여 조직문화상 문제도 나타났다.이에 NH농협은행은 자기 방어권 등이 포함된 직원 감정관리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 실천 중이다. 직원이 고객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전제에서 상담사 보호 차원의 자기 방어권을 인정한다. 직원은 악성고객에게 우선 정중하게 통화내용이 녹음됨을 안내하며 자제를 요청하고 상담이 중단될 수 있음을 안내한다. 그럼에도 폭언이 계속된다면 직원은 상담진행이 불가함을 안내하고 상담을 종결해도 된다.상담직에 대한 일방적인 업무 지시 구조도 시정했다. 상품 출시 전이나 문자 발송 전 상담팀인 고객행복센터와 사전에 업무협의를 하고, 평상시에도 원활한 상담업무를 위해 실무책임자 협의를 분기별 1회씩 실시한다. 이 때 상담 업무수행상 편의를 위한 시스템이나 제도 개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행한다. 상담업무 관련 교육 및 상담 자료도 100% 상담 콘텐츠화 해 상담 직원에게 제공함으로써 원활한 상담을 돕는다.또한 상담사가 직접 업무환경을 개선할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상담사가 제안한 업무 개선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심사해 상담사 간에 분임 토의를 거쳐 나온 결과물을 업무에 반영해 실행함으로써 자기주도적인 상담을 하도록 유도한다.전문 민원팀을 운영해 민원관리 분석을 바탕으로 상담사를 보호하고, 개인별 상담 역량을 강화하는 개인별 맞춤 코칭 시스템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고객 불만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전산 시스템을 이중화해 시스템에 장애 발생 시 지방센터와 독립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도록 구축해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상담사에게 연 120, 160시간에 이르는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는데, 제공하는 상품 설명뿐만 아니라 고객 불만 처리기법, 스트레스 해소 및 마인드컨트롤, 조직력 강화 교육 등이 포함된다.이밖에도 문화 활동을 장려하고 힐링 할 수 있는 '하늘마루'란 휴게 공간도 마련했다. 직원의 미술 및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며 사내에 노래방이나 수면실 등을 마련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하이텔레서비스 - 감정노동자 위한 10대 실천항목LG전자의 고객서비스 전문 자회사 하이텔레서비스는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감정노동자 10대 실천항목」을 정해 이행하고 있다. 고객응대 못지않게 감정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감정노동자가 부당한 소비자의 행동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권한을 보장하고자 함이다. 이에 따라 폭언-폭력-성희롱 등을 하는 악성고객을 응대하는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경우에 따라선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도 나서며 관련 사례를 언론에 보도한다는 방침이다.하이텔레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자존감이 떨어지는 감정노동자의 업무상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우선 업무상 과실에 대한 직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직 배상책임보험, 영업배상보험을 가입해 직원들이 자신 있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감정노동의 정도가 심한 불만고객을 전담하는 민원상담파트 직원에게는 별도의 직무수당을 지급하며 월 1회 이상의 연차 외 유급 휴가도 제공한다. 학자금-의료비 지원 등 20여 개의 복리후생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도 돕고 있다.높은 스트레스 강도를 낮추기 위해 안전한 근무환경과 휴식 공간 및 시간도 보장한다. 충분한 휴게시간 보장을 위해 기본적인 휴게시간과 별도로 월별 조기퇴근권 이벤트, 생일자 1시간 조기퇴근권 등을 제공한다. 휴식 공간 및 편의시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수면실을 운영하고 휴게실에는 소파-냉장고-안마의자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사내식당과 출퇴근 셔틀버스도 운영해 직원들이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받을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고 있다. PT강사가 상주하는 실내 휘트니스센터 및 실외 체육공간과 간호사가 상주해 상시적으로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는 건강관리실을 운영하며 모성보호 차원에서 수유실도 구비하는 등 전반적으로 근로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감정노동자가 효율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소비자 응대 매뉴얼을 마련하고 관련 정기 교육도 실시한다. 특히 스트레스 상시 관리를 위해 상담사가 면담일지에 위험도를 신호등으로 표시해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자가진단 및 관리할 수 있게 하며 고위험군은 회사 차원에서 별도 관리한다.힐링 프로그램과 소통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심리 상담실을 운영하고 동호회-봉사활동-이벤트 등의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사원 대표가 회사와 소통하는 채널인 JB회의-VOE박스-온라인 건의게시판 등 고충처리 창구를 운영해 직원과 회사 간에 소통을 원활히 하고 있다.현대C&R - 관리 통해 이직률 낮추고 장기근속자 높여현대C&R은 현대해상보험의 콜센터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으로 감정노동자를 지원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해 최근 이직률이 감소하고 장기근속자 비중을 증가시키는 가시적 성과를 냈다.2007년 38%였던 이직률이 2013년 14%로 줄었으며 2009년 30%에 불과하던 3년차 이상 직원이 2013년에는 49%까지 증가한 사례를 통해, 높은 이직률이 당연시 되던 감정노동 직군도 적절한 관리로 충분히 변화가 가능함을 보여줬다.현대C&R은 행복쉼터라는 감정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직원 개인상황별 맞춤 지원을 하고 있다. 2011년 6월에 개시한 행복쉼터는 심리상담 분야의 전문가 3인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직원들에게 1:1심리상담, 스트레스검사, MBTI를 통한 조직 활성화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게 하고 있다. 연간 600회 이상 이뤄지는 1:1 심리상담은 희망자나 팀장 추천자가 참가한다.현대C&R의 감정노동자 관리는 심리상담 수준에 그치지 않고 채용부터 리텐션에 이르는 전반적인 HR차원의 단계적 보호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C&R은 채용에서부터 직원의 스트레스 반응도, 상황대처능력 등 감정노동 직무에 요구되는 항목을 검사하는 인적성 검사(Call center Attitude Trait Test, CATT)를 실시한다. 채용된 신입직원에게는 MBTI 검사를 통해 개인별 선호 경향과 특성을 분석해 팀 단위 조직 활성화 방안 수립에 활용한다. 입사 6개월 차 직원에게는 감정부조화 형성과정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정서를 조절하는 기술을 습득시키고 있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