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스탕달의 『연애론』은 스탕달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남녀관계의 방식을 말하고 있지만 그의 이야기는 현대의
사랑에도 충분히 공감하는 연애감정의 본질을 설명해준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연애라는 감정에 대한 지침서이다.

스탕달 지음

▣ 저자 스탕달(1783~1842)
스탕달은 동시대인들에게 이해받지 못한 작가였고 사후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명성을 얻은 독특한 케이스다. 스탕달은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조금 전인 1783년, 이탈리아에 가까운 프랑스 동남부의 그르노블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마리 앙리 베일(Marie Henri Beyle)이며 스탕달은 그의 필명이다. 스탕달은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자랐고 어머니를 평생토록 그리워했다. 시 고등법원 변호사였던 아버지는 돈과 체면과 가문의 명예만을 중요시하는 사람이었고 어린 스탕달에게 신부였던 가정교사를 붙여 세심하고 엄격한 교육을 시켰다. 때문에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 스탕달은 보수적인 아버지가 참을 수 없는 압박이었으며 강압적인 가정교사에게도 곧잘 반항했다. 음울한 아버지와는 대조적으로 어머니는 명랑하고 아름다웠으며, 음악과 회화 등을 좋아했고, 학식 또한 풍부했다. 7세 때 사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사모의 정은 더욱 깊어져, 그 감정은 후일 스탕달의 여성 예찬에 깃들게 되었다. 스탕달은 이후 이모에 의해 키워졌으나 이모와의 사이 역시 좋지 않았다. 다행히 외조부는 의사이면서 최고의 지식인이었다. 또한 외조부의 누이 엘리자베스는 로맨틱한 이상주의자였으며, 외삼촌은 쾌락주의자였다. 그리하여 스탕달은 엄격한 가정에서 자라면서도 외조부에게서 문학과 철학, 18세기 합리주의 사상과 자유주의적 사고방식을, 엘리자베스에게서 권위와 압제에 대한 반항심을, 돈 후안 같은 외삼촌에게서 쾌락주의적 인생관을 배울 수 있었다.


스탕달은 루이 16세가 처형된 후 혁명 정부가 고향에 설립한 에콜 상트랄에 13세에 입학해 18세기 실용주의적 교육을 받았다. 그는 특히 수학을 좋아했는데 '위선과 애매함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6세에 상급학교인 이공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파리로 진출했으나 프랑스 대혁명으로 황폐해진 파리에 실망하고, 학교 시험을 포기했다. 이때부터 스탕달은 몰리에르와 같은 극작가가 되겠다며 연극 관람과 극작 습작에 몰두했다. 17세 때 친척의 주선에 의해 나폴레옹 군대의 소위로 입대하게 되었고 이탈리아 원정에 참여했다. 이곳에서 그는 자유와 사랑, 미와 음악을 알게 되었고 이탈리아는 그의 마음의 고향이 되었다. 다시 파리로 돌아온 그는 사표를 제출하고 수년간 극작가가 되기 위해 문학 수업에 정진했다. 닥치는 대로 많은 작품을 읽으며, 인생의 목표가 행복 추구에 있다는 기본 개념을 정립했다. 스탕달의 철학은 '인생의 모든 불행은 우리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데서 생긴다. 인간을 철저하게 알고, 사건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것이 행복을 향한 가장 큰 진보이다'라는 것이었다. 이 무렵 독서에 관한 노트는 『수상록』이라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방탕하게 보인 스탕달을 걱정한 외조부가 또다시 친척에게 간청해 스탕달은 육군 경리 보좌관이 되었고 나폴레옹군을 따라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로 가서 점령지 사정관 일을 담당했다. 1810년, 27세에 참사원 서기관이라는 높은 지위에 이르고, 파리에서 오페라 여배우와 동거하는 한편 사교계에 출입하여 한껏 화려한 생활을 보냈다. 1814년, 31세 때 나폴레옹이 엘바 섬으로 유배되자 서기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1818년, 35세에 밀라노 사교계에서, 마틸드 뎀보스키 부인을 알게 되면서 그의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사랑의 체험에 빠졌다. 마틸드는 스탕달의 많은 작품에 모델이 된 여인이었다. 스탕달은 군인으로서 나폴레옹을 섬겼고, 외교관으로서 루이 필립 왕정에 봉사했지만 평생토록 반권력주의자로 살았다. 프랑스 혁명을 지지하였고, 그가 섬기던 나폴레옹 독재에도 반대했다. 그는 진보를 추구하는 자유주의 사상가이자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을 줄 아는 역사 감각 또한 갖추고 있었다. 어느 당파에도 속하지 않고 어느 계급의 이익도 대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권이든 비판할 수 있었다. 1813년부터 1825년까지 영국 잡지에 글을 기고하면서 당시 파리의 정치 기구나 사회 구조, 자유주의 탄압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발표했다. 이처럼 다채로운 경력을 전전하다가 말년에는 『라미엘』을 집필하던 중 59세인 1842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작품으로는 『이탈리아 회화사』, 『아르망스』, 『적과 흑』, 『파므르의 수도원』, 『어느 여행자의 수기』, 『카스트로의 수녀』 등이 있다. 파리의 몽마르트르 묘지에 있는 그의 무덤 비석에는 이탈리아어로 '살고, 쓰고, 사랑하다'라는 말이 조각되어 있다.

목차

사랑에 대하여 / 사랑의 발생에 대하여 / 희망에 대하여 / 사랑의 행보
월폴과 데팡 부인의 사랑 / 잘츠부르크의 나뭇가지 / 사랑에 있어서 남녀간의 차이
여자 18세와 28세의 차이 / 결정 작용의 연속 / 완벽한 음악과 사랑의 상관관계
제1보, 사교계 · 불행에 대하여 / 사랑에 왕좌를 빼앗긴 미(美) / 미의 예외
첫대면에 대하여 / 심취에 대하여 /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 / 수치심에 대하여
눈짓에 대하여 / 여자의 자존심에 대하여 / 여자의 용기에 대하여 / 슬프고 이상한 광경
살비아타의 日記抄 / 친밀함에 대하여 / 사랑의 고백 / 질투에 대하여 / 록산 / 오기에 대하여

사랑의 치료약 / 각 나라의 애정관 - 프랑스 / 이탈리아 / 로마 / 영국 / 스페인 / 독일

플로렌스에서의 어느 날 / 미국 / 프로방스 지방의 사랑 / 아라비아 / 여성 교육에 대하여

여성 교육에 대한 이의(異議) / 미덕에 대하여 / 결혼으로 본 유럽의 상황 / 베르테르와 돈 후안

본문내용

스탕달은 많은 연애를 경험했는데, 그 가운데 가장 강렬
했던 것이 1818년 이탈리아의 밀라노 사교계에서 만난 마틸드 뎀보스키(Mathilde Dem bowsky)와의 사랑이었다. 마틸드는 밀라노의 한 장군의 아내로 별거 중이었다. 스탕달은 그녀의 맑고 싸늘한 아름다움에 매혹되었으나 그녀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스탕달은 1820년 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의 지배 하에 있을 당시 이탈리아 해방운동에 공명하고 오스트리아를 비방하는 발언을 하여 밀라노에서 추방당했는데, 그때까지 그는 그녀에게 헌신적 사랑을 바쳤다. 스탕달은 1825년(이 여인이 죽은 해)까지 자기의 생활은 문자 그대로 마틸드에 의해 지배되었다고 말한 바 있을 정도로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프랑스로 돌아온 후 그녀에 대한 사랑이 그의 가슴속에서 점점 더 이상화되면서 결국 『연애론』을 쓰게 되었다.


『연애론』은 정열을 다 쏟아 부었으나 이룰 수 없었던
사랑에 대해 생각이 날때마다 두서없이 쓴 에세이로서, 그 스스로가 체험한 절망적인 사랑의 탄식을 토대로 한 셈이다. 사랑을 열정적 사랑, 취미적 사랑, 육체적 사랑, 허영적 사랑의 네 가지로 분류하고, 사랑의 발생 일곱 단계를 분석하면서, '결정 작용'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것은 너무나 유명하다. 스탕달은 사랑의 열병에 걸린 사람들의 온갖 섬세한 감정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탐색하는 한편, 우리 가슴을 멍들게 하는 바로 그 사랑이라는 열병의 치유법에 관한 결론을 얻어보려고 노력했다. 연애에 대해 어떤 특정한 결론을 이끌어내지 않으려고 해 공감을 얻었으며, 이혼의 자유, 여성 교육의 중요성 등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관해서도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을 보여주었다. 연애론의 고전인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랑은 정신주의적 플라토닉 러브의 색채가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 육체적 쾌락에만 탐닉하려는 현대인의 사랑의 생리에 깊은 지혜를 제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없음